(1) 공간의 재창조
(2) 끊임없는 공부
(3) 기본에 충실
(4) 직원에 투자
(5) 과감한 변신

가게 중앙에 야외 정원과 일본 온천을 구현한 서울 익선동의 ‘온천집’에서 지난 17일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출구조차 보이지 않을 것 같던 2020년 1년, 형제는 음식과 서비스라는 기본에 집중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배달 없이 저녁 장사만으로 테이블 13개에서 월평균 80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죽을 각오’로 일에 매달린 형제는 월 매출 1억원을 찍은 얼마 전, 고락을 함께한 직원들에게 보너스 50만원씩을 지급했다.
20일 한국경제신문은 비씨카드와 공동으로 전국 300만 비씨카드 가맹점(프랜차이즈 제외)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장사의 신(神)’ 100곳을 선정했다. 2019년 이후 지난달까지 월평균 매출이 1000만원 이상이면서 코로나19가 닥친 지난해에도 매출이 늘어난 업체 순으로 집계했다.

서울 익선동에 있는 ‘온천집’이 대표적이다. 30여 년 영어학원 강사로 일하다 2019년 12월 창업한 유미영 씨는 코로나19 격리에 지친 소비자의 ‘여심(旅心)’을 사로잡으며 지난해부터 월평균 매출 2억원대의 대박을 터뜨렸다. 창업학 박사인 강병오 중앙대 겸임교수는 “기존 문법이나 관행에 사로잡혀 있지 않은 신참자들이 오히려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며 새로운 트렌드(유행)에 적응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약 한 달간 심층 인터뷰한 결과, ‘장사의 신’들이 들려준 성공 방정식은 ‘5대 DNA’로 집약됐다. △맛(味) △멋 △노(勞) △인(人) △변(變)이다. 음식 등 기본에 집중하고, 공간에 진심을 다하며, 공부와 사람에 대한 투자로 변화를 적극 수용한 이들이 코로나19를 돌파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올 하반기 이후 음식업을 비롯한 소상공인에게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찾아올 것으로 진단한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만큼 포스트 코로나의 변화에도 빠르게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비씨카드 분석 결과 118개 음식업종(산업분류표 기준) 중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플러스를 기록한 업종은 도시락, 야식, 스테이크, 홍어, 민물장어 전문점, 애견카페 등 7개에 불과했다.
공간·식재료에 아낌없이 투자…마진도 남기려면 공부해야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위기가 또 다른 기회이기도 하다. 한국경제신문과 비씨카드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코로나19를 돌파한 ‘장사의 신’ 100곳을 선정해 그들만의 생존법을 심층 인터뷰했다.
이들의 최대 공통점은 기존 문법과 관행의 파괴였다. 반찬 가게와 뷔페를 겸업해 ‘한식 뷔페는 망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회기역의 ‘삼시세끼’, 배달에도 퍼지지 않는 면으로 노포(老鋪)의 변신을 꾀한 여의도 ‘정인면옥’, 한우를 활용한 파인 다이닝(고급 정찬)으로 영국 런던 진출을 준비 중인 광화문의 ‘암소서울’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래픽=신택수 기자
숯불닭갈비로 월 1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서울 목동의 ‘팔각도’ 조병욱 사장은 눌어붙지 않는 무쇠판을 개발하기 위해 전국 팔도의 닭갈비집을 탐방했다. “1년간 돌아다니며 먹은 닭갈비를 다 합치면 대형 닭농장을 차리고도 남았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지중해식 샐러드 전문점 ‘칙피스’로 성공 방정식을 쓰고 있는 장정윤 사장은 “소비자가 음식을 다 먹고 난 뒤에 돈을 벌어간다는 느낌을 갖도록 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음식의 맛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브랜드 스토리 등의 총합이 가격에 담겨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성수동의 핫플레이스로 등극한 카페 ‘쎈느’의 김재관 사장도 “SNS 마케팅에 투자할 바에 직원들의 복지 개선에 신경을 쓴다”고 했다. 마케팅은 결국 손님들의 입을 통하면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사장은 “신한카드사에서 지난해 성수동 내 재방문율 1위가 쎈느라는 연락을 받았을 때가 가장 기뻤다”고 말했다.
공무원으로 일하다 50을 훌쩍 넘긴 나이에 ‘문래동 돈까스’를 창업한 손범수 사장은 “요리에 자신이 없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돈가스를 최상의 재료로 만들자고 생각했더니 진심이 통했다”고 평했다. 비교우위가 무엇인지를 확실히 분석한 셈이다.
“일식을 팔지만 일식의 고정틀을 고집하는 업자가 아니기를 바랐다”는 연남동 일식집 ‘미쁘동’의 김정훈 사장도 마찬가지다. 고정 관념에 얽매이지 않았기에 ‘토마토 연어국수’나 육수에 말아먹는 회덮밥 등 전에 없는 메뉴를 개발할 수 있었다.
박동휘/박종관/권용훈/김민형 인턴/일러스트=김선우 기자
취재지원 강민우 김나연 맹진규 박예린 윤현성 이서영 이혜인 임예은 임지우 장강호 한순천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https://ift.tt/3iZjIfp
비즈니스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코로나 이겨낸 대박집…'장사의 신' 그들은 5가지가 달랐다 - 한국경제"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