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신하연 기자] 유통 빅2인 롯데와 신세계의 성적표가 갈리고 있다. 올해 유난히 빠른 변화를 겪었던 유통가 새 흐름에 혁신 노력이 상반기 실적을 좌우했기 때문이다.
일반화되고 있는 ‘디지털화’ 추세에서 전통 유통강자 롯데와 신세계 행보가 주목받는 배경이다.
올해 상반기는 신세계의 압승이 점쳐지고 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24일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약 3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지분양수도계약(SPA)체결을 공식화했다.
이번 인수에 따라 이마트는 2020년 기준 온-오프라인 합산 거래액 37조5000억원으로, 롯데쇼핑(2020년 총매출 21조5000억원)을 제치고 국내 유통 시장 선두 자리로 올라설 채비를 갖췄다.
통합 과정에서 추가 비용 부담과 과도한 마케팅비 지출 우려도 있지만 이베이코리아의 기존 270만 ‘스마일클럽’ 회원과 쓱닷컴 고객이 뭉치면 식품 경쟁력을 갖춘 온라인 커머스로 성장시킬 수도 있다.
식품비중이 거래액의 절반(47%)이나 차지하는 쓱닷컴은 현재 온라인 쇼핑 1, 2위 사업자인 네이버와 쿠팡과 결이 다른 경쟁력을 갖추는 셈이다.
오프라인 채널이자 모회사 이마트는 비식품 영역 확장 시너지도 기대된다.
단순 거래액보다 향후 시너지를 통한 시장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유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쓱닷컴은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 투자할 계획인데, 이베이코리아의 대량 물량을 확보함으로써 이베이코리아의 배송 경쟁력을 제고하는 동시에 물류센터 높은 가동률과 투자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게 됐다”며 “외형 확대와 통합매입으로 가격경쟁력 제고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급변하는 유통환경 대응도 주목받고 있다.
SSG닷컴은 자동화 온라인스토어(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를 중심으로 한 콜드체인 배송 시스템과 재활용 가능한 보랭제 에코 아이스팩을 활용한 새벽배송 서비스, 냉장·냉동이 가능한 전기차를 활용한 친환경 배송 등 다양한 물류 혁신도 이어가고 있다.
온-오프라인 채널과 야구단 SSG랜더스·스타벅스·조선호텔까지 총동원, 계열사와의 연계 시너지도 가시화되고 있다.
신세계는 이미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3200억원, 영업이익 1236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10.3%, 영업이익은 37배 넘게 늘었다.
쇼핑부문 전망도 긍정적이다.
명품 소비 트렌드와 보복소비 확대에 따른 수혜는 2분기를 넘어 올해 하반기까지 지속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백화점 부문만 해도 1분기 매출 493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3.8% 성장하며 지난해 1분기에 비해 3배가량 늘었다.
2019년 대비로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8%, 17.9% 늘어나며 코로나19를 딛고 안정적인 외형 성장에 들어갔다.
전통 유통강자 롯데 성적표는 초라하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해부터 강조해온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무색할 정도다.
온라인 시장 중심으로의 변화를 꾀해야하는 상황에서 롯데는 마트, 편의점, 하이마트를 일원화하기 위해 진행 중인 원스톱 시스템 구축도 답보상태다.
롯데그룹 통합 플랫폼 롯데온이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거두자 나영호 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롯데온의 새 수장으로 앉히고 지위를 부사장으로 격상시켜 온라인 시장에 힘을 싣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화학부문이 급성장을 이어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롯데그룹의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 차지하는 부문은 쇼핑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고배를 맛본 롯데는 추가 M&A를 적극적으로 물색하면서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는 이베이코리아 본입찰 다음날인 지난 18일 사내 전산망에 “향후 시너지 및 가치평가 적정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인수합병(M&A)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글을 올리면서 M&A 추진 가능성을 열어뒀다.
2분기 롯데쇼핑 연결실적은 매출액 4조원, 영업이익 280억원, 흑자 150억원으로 전망된다.
백화점(8~9%)과 대형마트(1%) 등의 소폭개선에도 이커머스 부문 적자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백화점, 마트, 슈퍼, 컬처웍스 등 본업이 최저점에서는 벗어나며 전년과 1분기 대비해서는 회복세다.
디지털화 물꼬만 트이면, 다양한 부문에 폭넓게 걸쳐있는 계열사 스펙트럼도 기대해볼 만하다.
유통가의 디지털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유통산업 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온라인 채널 강화와 물류 혁신 없이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수 없어서다.
지난 23일 열린 디지털 유통대전에서 박진규 산업부 차관은 “최근 유통산업은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코로나19 때문에 다양한 비대면과 온라인으로 소비추세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며 “플랫폼 기반, 데이터 분석이 상품 주문부터 결제, 배송 물류까지 전분야에 걸쳐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고 새로운 혁신적인 서비스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 차원에서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유통물류기반 조성을 위한 제도적 노력과 디지털 유통산업의 근간인 상품표준 데이터를 300만개 이상 확충, 중소유통의 배송‧물류 혁신을 위한 공동 물류센터의 디지털화와 신기술 개발 지원도 약속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유통산업 판도가 완전히 뒤바뀌고 있는 가운데 지금 이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면 도태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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