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를 위한 카카오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법원의 신주·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결정으로 지분 9.08% 확보가 불발된 상황에서 주식 공개매수를 통한 지분 확보 카드는 유효하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공개매수에 나선다면 하이브와의 '쩐의 전쟁'이 현실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영진은 국내외 엔터사업 경쟁력 강화와 향후 상장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 위해 SM엔터 인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9.05% 지분 인수가 무산된 상황에서 30∼40% 지분 확보에 필요한 투자금 부담과 경영권 확보에 실패할 경우 타격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다.
카카오는 당초 SM엔터 신주와 전환사채 인수에 2171억5200만원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싱가포르 국부펀드에서 1조2000억원 규모 투자금을 유치한 카카오엔터도 투자 여력이 있다. 현재 카카오 그룹에서 최소 8200억원의 투자 여력이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주식 공개매수가 실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6일 SM엔터 주가가 장중 13만원을 상회, 카카오 진영이 14만~15만원 선에서 공개매수를 해야 승산이 있다는 게 자본시장 평가다. 당초 대비 경영권 확보를 위한 투자 비용이 급증하는 구조다.
주당 14만원의 공개매수 성사를 전제로 8200억원을 투입해 카카오 진영이 확보할 수 있는 주식은 585만7142주다. SM엔터 지분 24.6%를 확보할 수 있는 규모다. 경영권 확보를 위해 기관·기업투자자나 소액주주 다수 지지가 필수다. 주당 가격이 올라가면 지분 규모는 줄어든다.
현재 SM엔터 대형주주는 하이브(14.8%), 국민연금(4.32%), 컴투스(4.20%), KB자산운용(3.83%), 이수만 SM엔터 창업자(3.65%), 신원미상의 기타법인(2.73%) 등이다. 소액주주가 60% 이상 지분을 갖고 있다. 증권업계는 지분 30%가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최소 마지노선이라고 보고 있다.
하이브는 이수만 SM엔터 창업자의 지분 중 14.8%를 확보, SM엔터 1대주주에 올랐다. 공개매수에 참여한 효성그룹 계열사 갤럭시아에스엠이 보유한 지분 약 1%와 향후 이전 받을 이 창업자 지분 3.65%를 포함해 20% 정도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에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되는 이유다.
카카오가 주식 공개매수를 공식화할 경우 하이브 역시 지분 추가 확보를 위한 후속조치에 돌입, 지분 확보전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엔터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는 방탄소년단(BTS) 미국 진출 시 구축한 월가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투자자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이브 주요 주주인 넷마블이 SM엔터 지분투자에 참여,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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