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SM 주가…"쩐의 전쟁 스톱" 카카오·하이브 협상 테이블로 - 머니투데이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가 SM을 상대로 낸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1차 심문기일인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으로 이수만 측 법률대리인인 화우 관계자들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147,800원 ▼7,100 -4.58%)) 인수를 두고 맞붙은 카카오 (58,100원 ▼900 -1.53%)와 하이브 (183,700원 ▲7,200 +4.08%)가 만났다. 양측이 공개매수 가격을 잇따라 올리며 치킨게임이 가열되자 SM 주가도 가파르게 올랐고 누가 이기든 '승자의 저주'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하이브는 지난 10일 오후 만나 SM 인수 관련 협상을 진행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는 한쪽이 SM을 독식하지 않는 구조로 잠정 합의했다고 예상한다.

양측이 '쩐의 전쟁'을 멈춘 것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 SM 주가 때문이다. 주가급등으로 SM 인수에 소요되는 비용도 함께 늘었다. 누가 SM을 차지하더라도 마냥 기뻐하긴 힘들 정도로 부담이 커진 것이다.

카카오가 SM 지분확보를 선언한 지난 2월7일만 해도 SM 주가는 8만원 수준이었지만 이달 10일 들어서는 14만7800원으로 치솟았다. 지난 8일에는 16만원을 웃돌기도 했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SM을 두고 1조원대의 머니게임을 벌였다. 양측 경쟁은 지난달 초 시작됐다. 카카오는 지난달 7일 SM 지분 9.05%를 확보하고 공동 콘텐츠 사업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이에 반발하며 법원에 신주인수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하이브는 이 전 프로듀서의 백기사로 나섰다. 하이브는 이 전 프로듀서가 가진 지분 14.8%를 매입했고 추가로 SM 주식 25%를 12만원에 공개매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SM 주가가 12만원을 넘어서며 공개매수에 실패했다. 하이브가 공개매수로 사들인 지분은 1% 미만이다. 이 과정에서 하이브는 카카오가 SM 시세를 조정했다며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요청하는 등 양측의 감정의 골이 깊어갔다.

분위기는 또 달라졌다. 이달 3일 법원이 이 전 프로듀서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며 카카오는 계획했던 9.05%의 지분을 획득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카카오는 주당 15만원씩 총 1조2000억원에 SM 지분 35%를 매수하겠다고 이달 7일 밝혔다. 앞서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선언하며 '장군'을 외친 데 대해 카카오가 '멍군'으로 되받아친 것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하이브가 향후 어떤 행보를 취할지에 주목해왔다. 하이브가 외부투자 유치로 더욱 공격적인 공개매수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던 동시에 현 주가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공개매수를 하게 되면 자금부담이 지나치게 커져 쉽게 뛰어들 수 없으리란 관측도 있었다.

지난 10일 오후 양측의 미팅은 더 이상의 치킨게임은 도움이 되지 않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양측이 공동경영을 하는 등 방안을 논의 중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어떤 방식이든 한쪽이 SM을 독식하지는 않을 것이 업계 중론이다.

아울러 공동경영을 하게 되면 하이브는 SM 인수에 따른 독점 이슈에 휘말리지 않아도 된다. 카카오도 금감원의 시세조종 등 불공정행위 조사를 피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로서 공식적으로 확인해 드릴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전했다. 하이브 관계자도 "알고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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