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공동 사업시행자로 참여하는 공공 재건축 방식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개입 정도가 크다.
정부는 공공재개발 공모 참여율이 25.9%라는 점을 감안, 서울 정비구역은 전체의 25%가 참여하고 인천·경기 정비구역은 12.5%가 참여한다는 등 예상으로 13만6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이 그간 소유주들의 외면을 받아온 ‘공공재건축(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보다도 매력이 떨어진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 방식의 장점은 우선 정비사업 속도가 빨라진다는 점이다. 재건축을 추진할 때 조합총회나 관리처분인가 절차가 생략되고 지자체 통합심의 등이 적용된다. 정부는 기존 13년 이상 걸렸던 정비사업이 5년 이내로 끝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용도지역을 1단계 종상향 해주거나 용적률을 법적상한의 120%까지 높일 수 있도록 해 주고, 조합원에게는 기존 정비사업 대비 10~30%포인트(p)의 추가 수익을 보장한다고 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이 면제되고, 재건축 조합원 2년 거주 의무도 생기지 않는다.
문제는 LH·SH공사에 자산 소유권과 사업권을 모두 넘겨야 한다는 점이다.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합원의 선택 폭이 좁아지는 데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중도에 사업을 중단하기도 어려워진다. 기대 수익도 정부 결정에 의존해야 하는 셈이다.
서울 송파구의 A 재건축 준비위원장은 "결국 소유권을 공공이 모두 가져가 개발하겠다는 것인데, 도대체 정부 말을 어떻게 믿고 소유권을 모두 맡기겠느냐"고 했다. 그는 "강남권 사업장에선 받아들일 곳이 없을 것 같고, 우리 사업장도 검토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송파구 B 재건축조합장도 "공공에 땅과 사업 주도권을 모두 맡긴다면 조합원들이 쌍수 들고 반대할 것"이라면서 "인센티브도 특별하게 와닿는 내용이 없다"고 했다. 그는 "특히 이 사업이 추진되려면 입법이 받쳐줘야 하는데, 아직 법안이 안 나와 추후 독소조항이 포함될 우려가 있다"면서 "구체적인 법안이 나올 때까진 모두 관망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또 다른 서울 C 재건축 준비위원장은 "정부가 재건축을 공공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것만 기사로 봤고 세부적인 내용은 들여다보지 않았다"면서 "공공 방식으로 하는 재건축을 검토할 생각도 추진할 생각도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송파구의 A 재건축 준비위원회 위원장은 "보유세가 강화되면 어쩔 수 없이 매도하려는 조합원들이 생길 텐데, 일반 재건축이 아닌 공공 직접시행을 시행하게 되면 차익 실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공공 직접시행을 추진하는 소유주들은 완공 시까지 웬만해선 매도하지 않을텐데, 그렇다면 매물이 잠기며 매매시장에선 공급이 줄게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일각에서는 공공 직접시행이 기존 정비사업장들의 갈등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은 조합원 과반 동의가 있으면 사업이 우선 시작된다. 이후 1년 이내 조합원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지 못하면 사업이 자동 취소된다. 서초구 D 재건축조합장은 "조합을 흔들려는 반대 세력이 공공 직접시행 재건축을 들고나오며 조합원들이 쪼개질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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