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소비자물가가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먹거리 물가는 고공비행을 이어갔고, 1년 가까이 가격이 내려가던 공업제품 물가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통계청이 2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16(2015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 올랐다. 지난해 1월(1.5%)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월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5월 –0.3%를 기록한 뒤 9월(1%)을 빼고는 올해 1월까지 0%대를 유지했다.
지난달에는 공업제품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0.7% 상승했다.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연속 하락하던 흐름이 끊겼다.
공업제품 가격이 오른 배경엔 국제유가 상승이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수요가 급감하며 ‘마이너스(-)’를 찍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줄고, 미국의 대규모 부양책 등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상승 흐름을 탔다.
3월 소비자물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국제유가의 상승은 국내 물가의 오름세를 더 키울 전망이다. 2월까지만 해도 전체 물가를 오히려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던 석유류(2월 기여도 전년 동월 대비 –0.27%포인트) 가격도 지난달 1년 만에 1.3% 오르면서 전체 물가 상승에 기여했다(3월 기여도 0.06%포인트). 국제유가가 국내 기름값에 반영되기까지는 약 3주의 시차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국내 휘발유ㆍ경유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
지난해 사상 최장 기간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작황 부진에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까지 겹치면서 3월 농축수산물 가격은 13.7% 상승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9.7% 상승률을 기록한 작년 12월을 제외하면 지난해 8월부터 두 자릿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금(金)파’라는 별명을 단 파 가격은 305.8% 급등하며 1994년 4월(821.4%)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이달 파 조생종이 출하하면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사과가 55.3%, 달걀은 39.6% 오르는 등 먹거리 물가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재료비가 오르면서 외식 물가도 1.5% 상승했다. 2019년 9월(1.4%)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수요 측면에서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고, 지난해 4ㆍ5월 상승률이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을 찾아갈 전망이고 코로나19 상황의 전개 양상에 따라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도 있다는 점은 하방 요인”이라고 짚었다.
앞서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안정목표를 2%로 잡았다. 올해 1~3월까지의 누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를 기록하고 있다. 때문에 아직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정부의 해석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2분기 물가 오름폭이 일시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일시적 물가 상승이 과도한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주요 농축산물 비축ㆍ방출, 수입 확대, 할인 행사 등을 통해 가격ㆍ수급 안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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