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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반도체 회의 참석하는 삼성전자…‘20조’ 美 투자 속도 낼까 - 조선비즈

입력 2021.04.12 10:57 | 수정 2021.04.12 11:09

한국기업 중 삼성전자 유일
미국 중심 반도체 공급망 강화
파운드리 증설 요청 가능성도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백악관이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19개 기업을 불러 모은다. 미국 중심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글로벌 반도체 1위 삼성전자가 어떤 입장을 보일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전자는 12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 주최하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대책 회의에 참석한다. 한국시각으로 12일 밤이나 13일 새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백악관이 주최하는 회의인 만큼 구체적인 회의 시각을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온라인 화상으로 진행되는 이번 회의에는 삼성전자를 포함해 대만의 TSMC, 미국의 인텔, AT&T, GM 등 글로벌 19개 기업이 참석한다. 한국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회의는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과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주재한다.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고 주요 기업들로부터 반도체 관련 투자를 이끌어내려는 목적의 회의라는 평가가 많다.

삼성전자에서는 수감 중인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이 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과 반도체 사업부 고위 임원들은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는다. 다만 회의를 위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3년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추가 투자 기념식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영상으로 축사하는 모습. /조선DB
반도체 업계에서는 백악관이 삼성전자에 반도체 관련 투자 확대를 공식적으로 요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새로 지을 계획이다. 최근 텍사스와 뉴욕, 애리조나 주정부와 투자 관련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이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대규모 투자 결정을 망설여온 삼성전자가 바이든 정부의 요청에 응하면서 북미 관계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의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주정부에 제출한 투자의향에서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추가 투자로 지역 사회에 89억달러(약 10조원)의 경제 효과와 2만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백악관이 반도체 부족 현상을 겪는 자국 기업에 대한 우선적인 반도체 공급을 요청하거나, 미국 내 반도체 설비 투자를 요구해도 삼성전자가 이런 내용을 밝히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모든 내용이 백악관을 통해 발표되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밝힐 수 있는 내용은 없을 것 같다"며 "회의가 끝난 후에도 구체적인 회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만 해도 모든 회의 내용을 청와대나 관계 부처가 발표한다. 기업이 관련 내용을 먼저 발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결국 백악관이 삼성전자에 어떤 인센티브를 제시하느냐에 따라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설비 투자 시점이 결정될 수 있다. 회의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여러 차례 진행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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