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거래량도 달러화 이어 두 번째…"버블 우려 투자 유의"
비트코인 가격이 또다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2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있는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의 라운지 시세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7410만1000원으로 표시돼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2일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2시 현재 개당 7408만원을 넘어섰다. 업비트 관계자는 “지난달 30일부터 최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한 달 만에 29% 올랐고 연초와 비교하면 두 배 넘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1주일 동안에도 1000만원 올랐다.
한국에서 비트코인이 상대적으로 급등하면서 거래 비중도 커지고 있다. 암호화폐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힐스는 이날 오후 2시까지 24시간 동안 세계에서 원화로 거래된 비트코인(2만2602개) 비중을 5.59%로 집계했다. 달러화 기반 매매(82.73%)에 이어 두 번째다. 1주일 전만 해도 원화 기반 거래는 달러화 유로화 엔화에 이어 네 번째였다.
정석문 코빗 이사는 “한국은 엄격한 외환거래법으로 해외에서 비트코인을 쉽게 사올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기 쉽다”며 “2018년 비트코인 시장이 경색되자 국내 가격이 미국보다 60% 가까이 비쌌던 ‘김치프리미엄’이 한꺼번에 사라지면서 세계적으로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7400만원 넘은 비트코인…'김치 프리미엄'이 700만원
업계에서는 ‘김치 프리미엄’이 5%를 넘기면 투기 징후로 분석한다. 2019년부터 코인베이스를 비롯한 해외 암호화폐거래소에서는 4~5%의 수수료를 부담하고 신용카드로 암호화폐를 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국내외 암호화폐 가격 차이가 5%를 넘어갔을 때 해외에서 구매한 암호화폐를 국내에서 팔면 차익을 얻을 수 있었다. 이 같은 차익 거래의 영향으로 ‘김치 프리미엄’은 보통 5% 정도를 정상으로 본다. ‘김치 프리미엄’이 10%를 웃도는 것은 차익 거래로 감당하지 못할 만큼 한국 암호화폐거래소에서 암호화폐를 사들이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내외 가격 차는 한국의 엄격한 외환거래법도 영향을 준다. 일부 투자자는 해외에 있는 은행이나 거래소 계좌로 송금해 암호화폐를 싼 가격에 산 뒤 한국에서 되파는 차익 거래 방식을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송금액이 10억원을 넘기면 외환거래법에 위반되기 때문에 국내 암호화폐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석문 코빗 이사는 “해외에서는 10% 오르는 데 그칠 일이 외국에서 쉽게 암호화폐를 들여올 수 없는 한국에선 공급 부족 탓에 20% 이상 올라가는 일이 자주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김치 프리미엄’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8년보다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투기의 초입에 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17년 10월 말께 10%를 넘긴 가격 차는 3개월 뒤인 2018년 초 60%까지 치솟았다가 불과 한 달 만에 0%까지 폭락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해외 자금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지금의 ‘김치 프리미엄’은 정상적인 수준이 아니다”며 “프리미엄은 언젠가 해소될 것이기 때문에 하락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국회 업무보고에서 “비트코인은 태생적으로 내재가치가 없는 자산이라 높은 가격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비트코인 상승론자들이 논거로 내세웠던 기관투자가의 유입이 최근 들어 줄고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16일 JP모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관투자가들의 비트코인 매입 개수는 17만2684개로 지난해 4분기(30만6658개)에 비해 43.6% 감소했다. 전 세계 개인투자자의 매수세도 둔화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인 비트코인은 지난해 3분기 21만4591개, 4분기 20만5444개, 지난 1분기 18만7426개로 매 분기 감소세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김치 프리미엄’이 벌어지더라도 개의치 않는 국내 투자자가 늘고 있다”며 “비트코인의 실제 가치가 없다는 것을 투자자들도 알게 되는 순간이 오면 버블은 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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