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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LH 직원·국회의원 땅투기는 봐주고 일반 국민만 세무조사...'편파 세정' 논란 - 조선비즈

입력 2021.04.01 16:01 | 수정 2021.04.01 16:47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세청이 신도시 후보지에 대한 세무조사를 위해 특별조사단(특조단)을 신설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30일 만들어진 특조단은 불과 이틀 만인 1일, 초스피드로 1차 세무조사 대상자 165명을 선정했다. 특수단에는 175명의 조사인력과 함께, 각 지역의 정예조사요원이 20여명이 투입됐다.

최근 청와대와 민주당 국회의원 7명 등 고위 공직자의 투기 의혹에는 별다른 결과물이 없는 가운데, 국민들을 상대로만 무차별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투기 사건 수사를 전담하고 있는 경찰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임대차보호법 시행 직전 전세값을 14.1% 올린 것이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나자 뒤늦게 업무상 비밀 이용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이날 3기 신도시 예정지 6곳 등에 있는 31개 택지·산업단지 개발지역의 토지 거래를 분석한 결과 등을 바탕으로 총 165명의 탈세 혐의를 포착하고 이들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7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발언, 다음날 특수단 꾸린 국세청… 이틀만에 165명 세무조사

국세청의 특수단 신설은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29일 LH 투기 의혹 사건과 관련해 "국세청 등 모든 유관기관의 역량을 총동원하라"고 지사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도 청와대 본관에서 긴급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하면서 "국가의 행정력과 수사력을 총동원해주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김대지 국세청장은 다음날(30일) 곧바로 전국 7개 지방국세청 주요간부와 128개 세무서장이 참여하는 전국 지방국세청장회의를 열었다. 김 청장은 회의에서 "토지 등 부동산 거래를 통한 변칙·불공정탈세에 대해 엄중히 조치해야 한다"며 특별수사단을 신설했다. 또 국세청은 탈세제보를 수집하기 위한 부동산탈세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포상금을 10배 높였다. 이후 이틀 뒤 국세청은 165명에 대한 세무조사를 발표했다.

국세청은 3기 신도시 예정지인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부천 대장, 광명 시흥 등을 조사대상지로 선정했다. 이중 3기 신도시 예정지역 발표 이전 5년간 거래 가운데 ‘일정 금액’ 이상 거래 전체를 분석 대상으로 삼아 세무조사 대상을 우선 선정했다.

문제는 국세청의 조사 범위다. 가장 오래된 3기 신도시 발표는 2018년이므로 분석 대상은 지역에 따라 2013년까지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국세청이 추가로 분석하고 있는 개발지역 중에는 2017년에 발표된 곳이 있기 때문에 향후 세무조사 선정 때 이 지역에 대해선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인 2012년 거래까지도 들여다볼 수 있다. 사실상 과거 정권에서 발생한 거래까지 조사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토지 거래 뿐만 아니라, 토지 취득 과정에서의 친인척이나 법인 등의 자금까지 살펴볼 방침이다. 경제부처 한 과장은 "보통 대통령과 총리의 지시는 사전에 어느정도 조율과 조사를 한 뒤 실천을 앞두고 발표되는 경우가 많다"며 "TF 같은 조직을 만든 뒤 이틀 만에 조사를 끝내고 세무조사 대상자 선정하는 등 결과물을 내놨다는 것은 그만큼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해 서둘렀다는 의미"라고 했다.

김태호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이 1일 개발예정지역 탈세혐의자 165명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를 발표하고 있다. /국세청
◇‘주객전도 세무조사’ 정부는 20명, 국세청은 165명…"대통령부터 조사하라"

일각에서는 국세청이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최악으로 치닫는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일종의 징벌 위주의 무리한 세무조사를 벌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LH 사태와 관련해 ‘일부 공직자의 잘못’을 ‘국민의 잘못’으로 돌리면서 ‘물타기’, ‘주객전도’ 세무조사라는 말까지 나온다.

실제 정부는 지난달 11일 땅 투기 의심 공직자는 20명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수사과정에서 이렇다 할 수사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결국 정부 합동조사단이 찾은 공직자 투기 혐의자는 20명이었지만, 국세청이 1차로 내놓은 세무조사 대상자는 8배 이상 많은 165명에 달했다.

이를 두고 부동산 커뮤니티와 뉴스 댓글에서는 "LH 직원을 조사해야지, 왜 국민을 조사하나", "집 샀다고 국민들을 세무조사 하나", "대통령 농지법 위반부터 조사해라", "흑석 김의겸 선생은 안녕하신가" 등의 반응이 나왔다.

또 국세청이 전수검증 과정에서 최대 8년치의 거래내역을 살펴보는 것과 관련해서는 전 정권을 향한 물타기 조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물타기 하려고 이명박 시절때부터 조사하네" "LH 사건을 해결하라고 기회를 줬더니만, 국민들한테 화살이 돌아오네" "판세 뒤집어 보겠다고. 또 전 정권까지 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의 과도한 조사가 또 다른 부동산 규제가 되거나 정상적인 시장질서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어느 정도 감독 활동을 하는 것은 공감하지만, 심화되면 사유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사태의 시작은 일부 공직자의 잘못된 행동에서 비롯된 것으로, 국민을 범죄자 취급을 해선 안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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