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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매각 무산, 새 인수자 찾는다, “에디슨, 대금 못내… M&A 계약해지” - 게임동아

쌍용차 “수출호전 등 경영 개선… 경쟁력 있는 주인 찾을수 있어”
업계 “1조5000억원대 자금 부담… 새 주인 못 찾으면 청산 가능성”
에디슨 “지위보전 가처분 신청” 반발
28일 오후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본사에서 위장막으로 가려진 자동차가 테스트 주행을 위해 나가고 있다. 이날 에디슨 모터스와의 인수합병(M&A)을 위한 투자계약 해지를 공시한 쌍용차는 하반기 제이백(J100)을 비롯한 신차 출시 등으로 기업 가치를 높여 경쟁력 있는 새 인수 후보를 찾을 계획이다. 평택=양희성 기자 yohan@donga.com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에디슨모터스와 결별하고 새 주인 찾기에 나선다. 에디슨모터스는 결국 자금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고배를 마시게 됐다. 쌍용차를 인수하려면 1조 원 이상의 실탄이 필요해 마땅한 후보가 등장할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지난해보다는 여건 나아졌다는 쌍용차
쌍용차는 28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의 인수합병(M&A) 투자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시했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1월 10일 본계약을 맺고 인수대금 3048억 원의 10%인 계약금 304억8000만 원을 냈다. 그러나 기한 내 잔금 2743억2000만 원을 결국 납부하지 못했다. 인수대금 납부 마감일은 주요 채권단(회생담보권자, 상거래채권단 등)과 주주(마힌드라 등) 등이 회생계획안에 대해 결심하는 ‘관계인 집회일’(4월 1일) 5영업일 전인 25일이었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과 매각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관계인 집회 일정 연기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에디슨모터스는 계약 해지에 반발하며 서울회생법원에 계약자 지위보전 가처분 신청을 낼 방침이다. 쌍용차의 결정에는 최근 경영 상황이 일부 개선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쌍용차의 3월 자동차 생산량은 9000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1월 7540대, 2월 7052대를 넘어 지난해 12월(8755대)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 수출이 늘어나면서 미출고 물량이 1만3000대에 이른다”며 “부품 수급 문제만 해결되면 생산라인을 2교대로 가동해야 할 정도”라고 전했다. 인수 흥행에 실패한 지난해 6월과는 경영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여기에 6월 말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인 ‘제이백(J100)’, 내년에는 중형 전기 SUV ‘U100’(가칭) 출시가 예정돼 있다. 정 관리인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경영 여건이 나아져 보다 경쟁력 있는 인수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인수자 못 구하면 최악의 경우 청산
그러나 쌍용차의 새로운 인수 주체가 나타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부채를 갚고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총 1조5000억 원대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입찰 공고 당시 11개의 업체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지만 대규모 자금 조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포함해 3곳만이 본입찰에 참여했다. 다른 두 참여자인 카디널 원 모터스, 인디EV도 구체적 자금 조달 계획을 제출하지 않아 최종적으로는 입찰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서울회생법원이 M&A 인수자의 투자계획서가 포함된 회생계획안 인가 시점을 10월 15일로 정한 것도 부담이다. 7개월이란 짧은 시간 안에 모든 절차를 끝내야 해서다. 한 M&A 전문가는 “고래를 삼키려고 온갖 새우가 뛰어들던 게 지난해 상황”이라며 “쌍용차가 하반기 눈에 띄는 매출 상승을 보이지 않으면 이번에도 구원 투수의 등장을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쌍용차가 새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청산 절차를 밟게 될 수도 있다. 인수자를 어렵게 찾더라도 회생계획안이 법원을 통과하지 못하면 마찬가지 길을 가야 한다. 청산이 결정되면 당장 쌍용차 직원 4300여 명은 물론이고 700여 개 1, 2차 협력 및 관련 업체 직원 약 16만 명이 직장을 잃을 수 있다. 가족까지 고려하면 최대 60만 명의 생계가 달려 있다는 게 쌍용차 측의 추정이다.

쌍용차가 회생계획안을 먼저 마련해 법원의 승인을 얻고, 이후 M&A를 추진하는 방법도 남아 있긴 하다. 다만 지난해 EY한영회계법인이 쌍용차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다는 중간 보고서를 제출해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KDB산업은행이 공적자금을 투입해 쌍용차를 정상화시킨 뒤 다시 M&A를 추진하는 방안 또한 현재로서는 우선순위에 올라 있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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