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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블론 초콜릿, 브랜드 상징 '마테호른' 이미지 더 이상 못쓴다 - Brand Brief - 브랜드브리프

토블론, 2023년 말부터 생산 물량 일부 슬로바키아 공장으로 이전
포장지서 마테호른 이미지 빼고 '스위스산' 문구도 삭제
브랜드 파워 가진 '스위스', 국가경쟁력 관리 차원에서 브랜드 강력 규제
토블론 초콜릿. ⓒToblerone

독특한 삼각기둥 모양 초콜릿으로 유명한 '토블론(Toblerone)'이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마테호른(Matterhorn) 산 이미지를 제품 포장지에 더 이상 쓰지 못하게 됐다.

6일 블룸버그(Bloomberg)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브랜드 토블론이 일부 초콜릿 제품 생산을 스위스 밖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지난 2017년 도입된 '스위스니스(Swissness)' 규제에 따라 마테호른 산 이미지를 포장지에서 제거하게 됐다.

토블론 제조사인 미국 식품 기업 몬델레즈(Mondelez) 측은 토블론 포장지 속 마테호른 산 이미지를 일반적인 알프스 정상 이미지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몬델레즈 대변인은 스위스 신문 아르가우어 차이퉁(Aargauer Zeitung)에 "(토블론의) 개편된 포장 디자인에는 기하학적이면서도 삼각형의 미학을 살린 간결하고 현대적인 산 모양 로고를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토블론 포장지 속 '스위스산(of Switzerland)'이라는 문구가 빠지고, '스위스에서 설립된(established in Switzerland)'이라는 문구가 대체 삽입된다.

몬델레즈는 2023년 말부터 토블론 생산 물량의 일부를 슬로바키아 공장으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해당 공장에서는 다른 스위스산 초콜릿 브랜드인 밀카(Milka)도 생산하고 있다.

토블론 초콜릿. ⓒToblerone

스위스는 국가와 기업의 이미지를 보호하고 국가경쟁력을 관리하기 위해 스위스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스위스니스' 정책을 펼치고 있다. '스위스니스'는, 스위스 원산지임을 제품에 표기할 수 있는 요구 조건을 정한 것으로, 이를 충족시키지 못할 시 스위스의 상징물 사용과 관련한 마케팅에 제한을 받게 된다.

'스위스니스'를 어기게 되면 붉은색 바탕에 흰색 십자가가 그려진 스위스 국기를 비롯해 스위스를 상징하는 지표들을 식품과 공산품, 서비스 등에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예를 들어 식품 브랜드가 '메이드 인 스위스(made in Switzerland)'라는 문구로 마케팅을 하려면 원재료의 80%를 스위스 내에서 조달해야 하고, 주요 가공 과정 또한 스위스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코코아와 같이 스위스 내에서 조달할 수 없는 재료를 제외하고 우유나 우유 관련 제품의 경우, 원재료의 100%를 스위스에서 조달해야만 한다.

이처럼 까다로운 규제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이 '메이드 인 스위스'를 고집하는 이유는 스위스가 자체 파워를 가진 국가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메이드 인 스위스'가 찍힌 특정 브랜드 제품은 다른 원산지의 동급 제품보다 약 20%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며, 명품의 경우 최대 50%까지 높은 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Mondelez

몬델레즈는 지난 2016년 영국에서 판매하는 토블론 초콜릿 400g과 170g짜리 제품 무게를 각각 360g, 150g으로 줄여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토블론 초콜릿 바의 삼각기둥 사이 간격을 늘려 중량을 줄이는 등 제품 가격은 유지하되 제품 크기를 줄여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를 내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전략을 썼기 때문이다. 2017년에는 독일에서도 토블론 초콜릿의 삼각기둥 수를 15개에서 11개로 줄였다.

소비자들은 토블론의 이같은 '꼼수'에 크게 분노했지만, 해당 초콜릿 디자인이 화제를 모으면서 토블론의 매출은 오히려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후 토블론은 비난 여론을 의식해 2018년부터 다시 본래 모습으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한편 지난 1908년 스위스의 수도 베른(Berne)에서 탄생한 토블론은 베른의 마테호른 산맥 모양을 브랜드의 로고이자 상징으로 사용해왔다. 로고 속에는 베른을 상징하는 동물인 '곰' 한 마리가 숨겨져 있다. 토블론이라는 브랜드 이름은 창립자인 테오도르 토블러(Theodor Tobler)의 이름에 유럽 남서부 지역의 크리스마스 전통 간식인 구운 아몬드 누가(nougat) 과자 '토론(torrone)'을 합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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