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 5의 미디어 시승회가 지난 21일 열렸다. 하남 스타필드에서 출발, 남양주 화도읍을 거쳐 강동 EV스테이션에서 충전한 뒤 돌아오는 코스였다. 두 시간여 만난 아이오닉 5는 디자인, 공간, 주행 성능, 충전 기술 등 모든 측면에서 혁신적이었다.
아이오닉 5에서 처음 경험한 것은 '디지털 사이드 미러'와 '오토 플러시 아웃사이드 핸들'이다. 키를 가지고 다가가 열림 버튼을 누르니 기존 사이드 미러를 카메라와 모니터로 바꾼 디지털 사이드 미러가 펼쳐졌다. 도어 손잡이도 동시에 자동으로 튀어나왔다.
운전석에서 카메라에 연결된 모니터를 보니 후방이 선명하게 보였다. 사각지대를 크게 줄여 안전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기존 차량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경험이었다.
위 사진은 운전석에서 조수석 쪽 모니터를 바라본 모습.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콘솔 자리에 있는 유니버셜 아일랜드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최대 140㎜ 후방 이동이 가능하다지만 다소 강한 힘으로 당기거나 밀어야 움직이는 수준이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적용으로 구현한 실내 공간은 기존 차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었다. 대형차 수준인 3000mm에 이르는 축간거리 덕분이다. '편안한 거주 공간'이라고 홍보했던 현대차의 설명이 과한 것이 아니었다.
시트 등받이와 쿠션 각도를 조절하니 키가 183㎝인 기자가 운전석에서 거의 누울 수 있을 정도의 포지션이 마련됐다.
뒷좌석도 마찬가지다. 편안하게 앉아도 무릎 앞 공간이 충분했다. 2열 전동 슬라이딩 시트는 앞으로 135㎜까지 이동도 가능하다.
트렁크도 넉넉했다. 사진은 기자의 골프백을 가로로 실은 모습. 골프백 4개 정도는 거뜬히 들어갈 공간이다.
전자식 변속 레버는 운전대 뒤에 있었다. 위, 아래로 돌리는 방식으로 전진, 후진 변속이 가능했다. 12인치 클러스터와 12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화면을 하나의 유리로 덮은 실내 디스플레이도 눈에 띈다.
주행을 시작하면서 먼저 놀란 점은 고요함이다. 전기차답게 실내에선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다.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한 앞유리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인상적이었다.
최대 토크 350Nm의 강력한 힘은 순식간에 속도를 높였다. 전기차 특유의 저속에서도 높은 토크 덕분이다. 기자가 탄 모델은 롱레인지 2WD였지만 AWD의 경우 최대 토크가 605Nm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5.2초에 불과하다.
충전을 위해 찾은 '현대 EV 스테이션 강동'은 기존 주유소를 충전소로 바꾼 곳이다. 국내 최고 수준인 350kw급 초고속 충전설비 ‘하이차저’가 총 8개 설치돼 있다. 하이차저는 아이오닉 5처럼 800V 충전시스템을 갖춘 전기차를 충전할 경우 18분 내 1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하이차저는 연결선에 부분 자동화 방식이 적용돼 연결선의 무게를 거의 느끼지 않고 손쉽게 충전구를 연결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충전량은 충전구 내 픽셀 인디케이터를 통해 차량 외부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시승 결론은 아이오닉 5는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차량이다. 다만, 국내에선 익숙하지 않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형태의 전기차라는 점은 부담이 될 것 같다.
아이오닉 5 롱레인지 익스클루시브(주행거리 429㎞·19인치 휠)는 세제 혜택 적용 뒤 가격이 4980만원이다. 롱레인지 프레스티지(405㎞·20인치 휠)는 5455만원이다. 국비 보조금 최대액(800만원)에 서울시 보조금 최대액(400만원)을 합치면 익스클루시브는 3780만원, 프레스티지는 4255만원에 살 수 있다.
이 가격이면 국산 준대형 세단이나 웬만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선택은 소비자 몫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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