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인 버리 대표가 테슬라 주가 하락에 대규모로 베팅한 것으로 17일(현지시간) 확인됐다. 버리 대표의 베팅은 늘 시장의 주목을 받는데, 최근 테슬라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움직이 알려져 이목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금액으로는 사이언자산운용 전체 포트폴리오의 약 40%에 달하는 5억3441만달러(약 6050억원)다. 풋옵션 매입 시 주당 가격, 행사 가격, 만기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신고 기준이 된 3월 말 테슬라 주가는 667.93달러였다.
이 같은 풋옵션 존재가 알려지자 테슬라 주가는 하락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는 2.19% 떨어진 576.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사이언자산운용이 2분기 들어 풋옵션을 행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주가 수준을 볼 때 상당 수준의 이익을 실현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버리 대표는 테슬라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배경에 대해 "테슬라가 수익 창출을 위해 규제 크레디트(탄소배출권)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 신호"라고 언급했다. 테슬라는 1분기에 탄소배출권 판매로 5억1800만달러의 이익을 실현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46%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버리 대표는 점점 더 많은 자동차 메이커들이 자체적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게 되면 테슬라의 이 같은 수익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주가 하락에 베팅했다. 실제로 글로벌 자동차그룹인 스텔란티스(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엥(PSA) 합병 기업명)는 테슬라의 탄소배출권을 더 이상 사지 않기로 했다.
사이언자산운용의 1분기 말 주식보유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알파벳은 8만주(1억6549만달러), 페이스북은 55만주(1억6199만달러)의 콜옵션을 추가했다. 기술주 가운데서도 테슬라만 주가 하락에 베팅한 것이다.
버리 대표의 이런 결정은 지난해 ETF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며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던 우드 CEO의 행보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ARK인베스트먼트의 대표 ETF인 ARK이노베이션ETF(ARKK)는 여전히 테슬라를 가장 높은 비중으로 보유 중이다.
이날 기준 ARKK에서 테슬라 비중은 10.18%이며, 평가액은 20억477만달러다. 이날 ARKK 종가는 103.31달러로 지난 2월 고점 대비 35% 가까이 하락했다.
ARK의 또 다른 펀드인 ARK넥스트제너레이션인터넷ETF(ARKW) 역시 포트폴리오에서 테슬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10.4%에 달한다. 평가액은 5억1948만달러다. ARKW는 이날 127.31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지난 2월 고점 대비 32% 하락했다. '돈나무'라는 별명을 가진 우드 CEO는 최근 기회가 있을 때마다 "테슬라는 전기차 회사라기보다 차량 공유 플랫폼이라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가는 300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 분석 커뮤니티인 '시킹알파'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테슬라 목표주가 평균은 673.13달러로 현 주가보다 100달러 높은 수준이다. 30명의 월가 애널리스트 중 중립 의견을 제시한 애널리스트가 10명(33.3%)으로 가장 많다. 적극 매수 9명(30%), 매수 3명(10%) 등 매수 의견 못지않게 매도 6명(20%), 적극 매도 2명(6.7%) 의견도 적지 않다.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버리의 길을 따르고 있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이달 들어 17일까지 2966만달러를 순매도했다. 서학개미들이 테슬라에 대해서 순매도에 나선 것은 2019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술, 전기 상용차 개발 등 새로운 분야에서 다시 경쟁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투자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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