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고공행진하던 대출금리가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주춤하는 모양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속도조절론과 금융당국의 은행채 발행 자제령 등으로 대출금리의 준거가 되는 금융채 금리가 떨어진 영향이다. 당국의 경쟁 자제령에 최근 전 금융권이 가세했던 예금금리 경쟁도 숨 고르기에 접어들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비(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혼합형)는 이날 기준 연 4.85∼6.25%로, 지난 10월12일 연 4.89∼6.92%에 비해 상·하단이 각각 0.67%포인트, 0.04%포인트 떨어졌다. 주담대 고정금리와 연동된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지난 10월21일 연 5.467%까지 올랐다가 지난 6일 연 4.707%까지 내렸다. 금융채 6개월물을 준거금리로 하는 신용대출 금리의 경우 이날 연 6.063∼7.4%로 지난달 25일 연 6.17∼7.48%에 견줘 상·하단이 모두 하락했다. 금융채 6개월물 금리는 지난달 25일 연 4.640%에서 지난 6일 연 4.499%로 떨어졌다. 자금조달지수(코픽스)와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7일 기준 연 5.25∼7.36%로 지난달 25일 연 5.31∼7.8%에 견줘 낮아졌다. 통상 금융채 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변동 영향이 선반영돼 나타나는데, 최근 기준금리가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시장 기대에 따라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금융당국의 은행채 발행 자제 압박도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은행채 발행을 틀어막으면서 금융채 가격이 올라 금리가 내려간 영향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들에 인상 자제령을 내리면서 예금금리도 주춤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연 5%대였던 예금금리를 7일 기준 4% 후반대까지 내렸다.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수신금리는 인상되지 않았고 저축은행에서도 연 6%대 예금이 자취를 감췄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를 보면 저축은행권 최고 예금금리는 연 5.9%로 낮아졌다. 은행들이 예금금리 인상을 자제하면서 연동되는 대출금리도 연말까지는 큰 변동 없이 지금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주담대 변동금리 등을 결정짓는 코픽스는 예금금리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변동에 의해 결정되는데, 예금금리 뿐 아니라 양도성예금증서도 하락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우세하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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