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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누리 성공해도 성과금 따위 없어…젊은 직원들은 삼성行" - 한국경제

"다누리 성공해도 성과금 따위 없어…젊은 직원들은 삼성行"
달 탐사선 다누리가 최근 임무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면서 한국이 세계 7번째 우주 강국으로 도약했지만, 핵심 연구 주체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처우는 정부 출연연구기관 중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등에 따르면 항우연 학사 연구원 초봉은 3660만원에 불과했다. 석사 초봉은 4379만원, 박사 초봉은 5090만원이었다. NST 소속 출연연 25개 중 22위 수준이다. 항우연 석사 초봉은 한국원자력연구원 학사 초봉 4661만원보다도 낮았다.

열악한 처우에 젊은 이공계 출신 연구자들은 항우연에 취직하는 것을 기피했다. 항우연 연구직은 고령화가 심각하게 진행됐다. 실제로 항우연 연구직의 50세 이상 비율은 2018년 17.95%(전체 607명 중 109명)에서 올해 34.83%(735명 중 256명)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항우연 직원들도 열악한 처우 문제를 지적했다. 신분이 확인돼야만 가입할 수 있는 직장인 익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블라인드에 연구개발(R&D) 직원 A씨는 “다누리 누리호 성공해도 성과금 따위는 없으며 행정직이 성과금 1000만원을 받을 때 연구직은 성과금 200만원”이라며 “젊은 사람들은 삼성전자와 다른 정부 출연연으로 퇴사 중”이라고 했다.

또 다른 연구직 B씨는 “일을 열심히 할수록 바보 되는 분위기”라고 했다. 그는 “과기부와 협력업체 사이에 껴서 온갖 궂은일은 다해야 하고 정권 교체될 때마다 휘둘리는 정책의 영향을 받으며 행정 잡무 과다로 연구에 집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항우연 내부에서는 이번에 다누리를 성공시킨 달탐사사업단 같은 곳을 피한다고 했다. 연구진 C씨는 “일을 거지같이 해도 연구 참여율에 포함만 되면 성과급을 받아 간다”며 “이에 연차가 있는 사람들은 (성과급을 위해) 연구 과제가 많지만 난이도는 낮은 곳으로 가고, 달탐사사업단같이 난이도가 있는 곳은 기피한다”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노동조합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연구진 D씨는 “대형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해야 한다는 이유로 원장은 과기부 승인을 받아야 무엇이든 할 수 있으며, 연구원 규정이나 경영은 노조의 통제를 받고 있어 노조가 브레이크를 걸면 아무것도 못 한다”고 했다. 그는 “그냥 두다간 콩가루 출연연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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