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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경제법안 정치적 처리에 당혹, 무력감 느껴”… 긴급 기자회견 - 동아일보

동아일보 DB
“오늘 국회 상황을 보면서 경제법안을 이렇게까지 정치적 처리를 해야 되는가라는 생각에 당혹감을 금치 못하겠다. 경제계는 무력감을 느낀다.”

8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더불어민주당의 경제3법(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 상임위원회 단독의결 추진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비판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이 촌각을 다투며 어떤 일을 기획하거나 시도하고 있는 게 아닌데, 기업들 의견을 무시하고 이렇게까지 서둘러 통과해야 하는 시급성이 과연 뭔지 이해하기 참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재계는 그동안 정부가 입법예고한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중에서 상법의 감사위원 분리선임 및 3%룰과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공정거래법의 전속고발권 폐지와 내부거래 규제 강화 등 4가지 조항에 대해 극심히 반대해 왔다. 해외 투기 자본의 공격에 한국 기업을 취약하게 하고, 내부거래 규제 대상 확대 및 지주사 의무 지분 비율 확대로 지배구조를 흔드는 등 기업의 근간을 흔든다며 호소해온 것이다. 그런데도 여당이 경제법안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불만이 커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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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은 여당이 경제계의 소리를 외면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9월 국회 방문 이후 기업 입장 듣겠다고 했지만 지금 긴박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애초에 제시된 정부안과 거의 다름 없이 흘러가는 것 같다. 이럴 거면 공청회는 과연 왜 한 것이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까지 경제와 기업에 임펙트가 큰 법안에 대해 정치적 법안과 동일선상서 시급히 통과시키는 것에 대해 매우 당혹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안으로는 감사위원이 이사회 이사를 겸직하는 것만이라도 그럼 해제해달라고 주장했다. 현재 감사위원을 어떻게 뽑든지 간에 결국 감사위원이 이사회 이사를 겸직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경영권 간섭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사회는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기구라 이사는 기업의 주요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 박 회장은 “이 법안(상법)의 시작점에서 가장 말이 많이 나온 게 감사위의 효율성을 높여 (기업을) 견제하겠다는 것”이라며 “감사위의 효율성을 높이는 문제와, (감사가) 이사회 이사로 진출하는 문제는 분리됐으면 좋겠다. 그거 하나만은 꼭 좀 기업들 생각을 받아줬음 좋겠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전문
오늘 국회 상황을 보면서 경제법안을 이렇게까지 정치적 처리를 해야 되는가라는 생각에 당혹감을 금치 못하겠다. 우리 기업들이 촌각을 다투며 어떤 일을 기획하거나 시도하고 있는 게 아닌데, 기업들 의견을 무시하고 이렇게까지 서둘러 통과해야 하는 시급성이 과연 뭔지 이해하기 참 어렵다. 오늘 이 상임위 단독의결 추진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9월 국회 방문 이후 민당 차원서도 경제와 기업 파급효과 감안하겠다 했고, 기업입장 들어 반영할 생각 있다고, 의견 듣는 자리를 갖겠다고 했었다. 그래서 우린 그걸 믿고 간담회 토론회도 함께 준비했고, 업계는 물론 전문가 이야기 듣는 자리도 가졌다.

그리고 실제로 그 사이에 제시된 대안들이 상당히 여러 개가 나왔고, 그 중 합리적이라 생각되는 대안도 있었고, 여러분과 제가 티타임을 하면서 자세히 소개도 했다. 그런데 지금 긴박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애초에 제시된 정부안과 거의 다름 없이 흘러가는 것 같다. 이럴 거면 공청회는 과연 왜 한 것이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이렇게까지 경제와 기업에 임펙트가 큰 법안에 대해 정치적 법안과 동일선상서 시급히 통과시키는 것에 대해 매우 당혹스럽게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개정법안 상정을 유보해주고 기업들 의견을 반영해줬음 좋겠다고 호소 드린다.


Q: 수순이 사실상 본회의로 갈 것 같이 보인다. 상의에서는 만약 본회의 올라간다면 어떤 대응을 할 것인가.

A. 타깝지만, 본회의 상정되고 통과되면, 이런 국회 움직임에 대해 딱히 할 수있는 게 별로 없어서 깊은 무력감을 느낀다. 그대로 강행처리가 된다면, 물론 아니길 바라지만, 혹시라도 부작용이 생기거나,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기거나 하면 그땐 이번에 의결하신 분들이 전적으로 책임지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그동안 공청회 간담회 진행해왔는데, 지금 보면 별 진척이 없어 보인다. 그동안 과정이 어떻게 진행됐나?

A: 민주당과는 공청회를 했고, 국민의힘 쪽하고는 아직 공청회가 없었다. 거기서도 공청회를 기획한거로 알고 있다. 그런데 공청회가 토론회에서 어느 쪽이 이기고지고 하는 게 아닌데, 반대되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얘기가 나오면 그걸 듣고 판단해서 어디까지 반영할건가를 토론하고 해서 법안이 진행되는게 순리라 알고 있는데, 공청회 이후에 거의 정부안에 근접해 있는 안이 갑자기 제시됐다. 어제 오늘 사이 굉장히 시급하게 추진되고 있다. 이렇게 시급해야 하는 시급성에 대한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기업들이 시급하게 추진하거나 계획하고 있어서 시급히 막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다르겠지만, 그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당혹스럽고, 입법부 내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저희가 의견표명 외 무슨 수단이 있을까. 진행되는 거 보며 무력감을 느낀다. 임팩트를 받는 당사자는 기업들인데 기업들은 무력감을 느낀다.


Q: 추가로 보완해야 할 법안은?

A: 이 시점에 와서 그동안 제시된 얘기를 다 하는건 의미가 없을 것 같고. 딱 하나 언급하자면, 이법안의 시작점에서 가장 말이 많이 나온 게 감사위의 효율성을 높여 견제하겠다는 거 아니냐. 그런데 그 이사회 진출하는 문제까지 따라 들어가야 하는가. 이것은 처음에 입법을 시작한 목적보다 너무 큰 임팩트가 있단 것이다. 감사위의 효율성을 높이는 문제와, 이사회 이사로 진출하는 문제는 분리됐으면 좋겠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거 하나만은 꼭 좀 기업들 생각을 받아줬음 좋겠단 생각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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