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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의 1로 쪼그라든 전세형 공공임대… "그나마 서울 근처는 안보여" - 조선비즈

입력 2020.12.30 10:30

무주택 신혼부부인 이모(36)씨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세형 공공임대주택 모집 공고를 보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절반도 되지 않는 수도권 물량 중에 서울과 성남에서 근무하는 맞벌이 부부가 거주할 만한 물건이 한 손에 꼽을 정도밖에 안됐기 때문이다.

이씨는 "그나마 직장과 가까운 물건은 대중교통으로 1시간 넘게 걸리는 빌라와 전용면적 22㎡짜리 아파트뿐"이라면서 "빈집이기만 하면 전세로 들어가 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달 전세 대책으로 내놓은 공공임대주택 공실 활용 방안이 첫 단계부터 삐걱대는 중이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LH는 최근 전세형 건설임대주택 1만2337가구와 전세형 매입임대주택 1962가구 등 1만4299가구의 입주자를 모집한다고 공고했다.

이는 애초 정부가 예고한 물량의 3분의 1 수준이다. 1만4000여가구 중 수도권 물량은 3분의 1인 4555가구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아파트발(發) 전세난이 불거진 서울이나 서울 인접 지역의 임대주택은 거의 없다. 상당수는 경기도 외곽의 LH 아파트나 다가구주택(빌라) 등이 차지한다.

서울의 빌라촌 전경. /고운호 기자
지난달 19일 정부는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발표하면서 "신축 위주로 단기에 집중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오는 2021년 상반기까지 공공기관 임대주택 중 공실 3만9000가구를 무주택자가 대상인 전세형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겠다고 설명했다. 소득 수준에 따라 전세 시세의 70~80% 임대료로 최장 6년 거주할 수 있다. 임대료의 80%는 보증금으로, 20%는 전월세 전환율에 따른 월세로 납부하는 조건이다.

그러나 입주 절차와 입주자 선정 등이 마무리되고 실제로 남은 물량 자체가 정부의 계산과 크게 차이날 뿐 아니라, 전세 수요자들이 원하는 지역이나 품질 등과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LH가 주택을 사들여 임대하는 매입임대주택 1962가구를 보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물량은 605가구에 그친다. 또 수도권 매입임대주택 전세의 90% 정도는 전용면적 40~50㎡짜리 도시형생활주택, 빌라, 오피스텔이다. 서울 지역의 경우 1~2개, 전용면적 20~40㎡짜리 빌라로 채워진 물량이다.

LH가 지은 건설임대주택도 지역이나 주택 크기 등 면에서 주거 선호도가 낮은 편이기는 마찬가지다. 전세형으로 전환된 행복주택, 국민임대주택, 영구임대주택 등은 파주, 시흥, 포천, 군포, 화성, 평택, 안성, 양주 등 수도권 외곽에 포진해 있다.

서울과 가까운 하남시에서 유일하게 공급하는 전세형 공공임대주택은 전용면적 22㎡짜리 아파트 정도다. 서울 중심업무지구(CBD) 출퇴근권인 고양지축지구과 고양삼송지구에서 공급되는 물량도 전용면적 22~36㎡인 방 1개짜리 아파트다.

입주 자격을 완화했다고는 하지만, 가구당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의 100%(2인가구 약 438만원, 3인가구 563만원)를 초과하면 4순위로 밀린다. 이 때문에 아파트 전세난을 겪은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의 맞벌이 가정이나 3~4인가구는 사실상 대상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기도 하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도 공실인 임대주택 5586가구의 입주자를 소득 기준에 맞춰 모집 중인데, 역시 소득과 무관하게 무주택자에게 실제 공급되는 물량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화성, 군포, 이천, 오산, 파주 등 전세형 공공임대주택이 다수 공급되는 지역은 전세난이 닥친 수도권 실수요자들의 거주 희망지역과 괴리가 있다"면서 "경기도까지 전세난이 확산되는 상황에서는 차순위 소득자들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직장까지 거리, 교통망 등 출퇴근 부담을 고려하면 수도권 전세 수요를 분산하기에는 충분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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