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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사려면 '요기요' 팔라는 공정위…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의 선택은? - 뉴스1

6일 서울 마포구 배민라이더스 중부지사에 배달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있다. 2020.4.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독일계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려면 '요기요'를 매각하라는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모양새는 공정위가 양측의 '결혼'(기업결합)을 승인하는 것 같지만 대신 '친자식'(요기요)을 버려야한다는 수준의 조건을 붙인 터라 '사실상 불허'에 가까울 정도로 강력한 조건부다. 

이제 관건은 DH가 공정위 심사를 받아들이느냐에 달려있다. 공정위는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고 이제 DH의 결단만 남았다는 뜻이다. 

독일 증시에 상장한 DH는 이날 장이 열리는 오후 5시(국내시간) 전후로 입장을 공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DH는 '양자'를 들이기 위해 '친자'를 내쳐야 하는 상황에서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였다.

◇"배민 인수하려면 요기요 팔라"…공정위,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28일 공정위는 DH가 우아한형제들의 주식 약 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양사 시너지를 위해 DH와 우아한형제들의 결합은 허용하되,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고 소비자 후생을 확보하기 위해 '요기요 매각' 조치를 부과했다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DH를 대상으로 6개월 이내에 DH코리아의 지분 100%를 매각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다만 요기요의 자산 가치를 유지시키기 위해 DH코리아의 매각이 완료될 때까지 요기요는 현재 상태를 유지토록 했다.

공정위는 이번에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린 배경으로 △양사 결합에 따른 배달앱 점유율 합계가 2019년 거래금액 기준 99.2%로 1위이고 △2위인 카카오 주문하기와의 격차도 벌어져 현행법상 경쟁제한성이 추정된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공정위는 또한 과거 5년간 5%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경쟁앱이 없었고, 쿠팡이츠가 최근 일부지역에서 성장하고는 있지만 전국적으로 당사회사에 충분한 경쟁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FILES-GERMANY-MARKETS-STOCKS-WIRECARD-DELIVERY-HERO © AFP=뉴스1

◇셈법 복잡해진 딜리버리히어로…"요기요 포기할 가능성 커"

DH는 지난 11월 배민을 인수하려면 요기요를 팔라는 공정위의 결정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DH는 "요기요 매각 제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추후 열릴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공정위원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결합의 시너지를 통해 한국 사용자들의 고객 경험을 향상하려는 DH의 기반이 취약해질 수 있고 음식점 사장님과 라이더, 소비자를 포함한 지역 사회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공정위가 한 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빅딜'의 성사는 결국 DH의 결단에 달렸다.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 방침 발표 이후에도 1개월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DH 경영진 측은 이미 결정을 내렸을 공산이 크다.

업계에선 DH가 요기요를 팔고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을 것으로 보고있다. 배달의민족은 이미 배달앱 시장에서 59.7%(닐슨코리아클릭)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높은 매출 성장률과 특유의 마케팅 전략을 바탕으로 한 브랜드 충성도를 갖추고 있다.

요기요는 3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배달의민족과 다를 바 없는 여타 배달 앱의 성격을 띄고있다. 네이버·쿠팡 등 대형 IT 기업이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르면서 배달 앱 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DH는 안정적인 성장 가능성의 기반을 닦은 배달의민족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앞서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DH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DH는 음식 배달뿐만 아니라 식품·책·전자제품 등 더 큰 시장으로 진출하려고 한다. 네이버·쿠팡 같은 대형 IT기업이 경쟁자"라며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지원이 필요하다. 배달 시장 점유율이 90%가 넘는다는데, 변화가 심한 시장이다. 인수는 이런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했다"고 말했다.

국내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두 회사의 M&A 발표를 두고 투자 업계는 '독일 자본이 김봉진의 재능을 샀다'고 평가했다"며 "DH가 김봉진 창업자의 10년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시아 배달시장을 제대로 키워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만큼 1등 앱 확보를 통해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해 시동을 걸지 않겠냐"고 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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