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연금보험 꼭 쥐고
稅혜택 상품은 해약 신중
오래전 가입했고 단종된 상품은
대부분 소비자 이득
Getty Images Bank
소비자의 보험 가입 내역을 점검해 가성비(가격 대비 만족도) 낮은 상품은 정리하고, 새로운 상품을 추가하는 ‘보험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갑이 얇아진 사람이 늘어난 점도 보험 리모델링이 더욱 주목받는 배경이다. 하지만 개인별 상황을 꼼꼼하게 검토하지 않으면 ‘안 한 것만 못한’ 재설계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계속 들고 있는 게 소비자에게 유리한 상품까지 해약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보험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보험 리모델링이 계약자의 위험 변화를 정확히 고려하지 않을 경우 보장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 리모델링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보장을 효율화하면서 가성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녀를 독립시키고 은퇴한 가장이라면 사망 보장 비중은 줄이고 질병 보장 비중을 높이는 것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물가 상승에 따라 의료비가 계속 증가하고 있고, 표적항암약물치료 등과 같이 옛날 상품으론 보험금을 받을 수 없는 신종 치료법이 늘어나고 있다. 질병 완치율이 높아지면서 치료비보다는 치료 후 요양비와 생활비 부담이 커진 측면도 감안해야 한다.
김 연구위원은 “보험 판매자는 리모델링 상담을 통해 신상품을 팔면 수수료 수입을 거두기 때문에 기존 상품의 중요성을 언급할 유인이 적다”고 설명했다. 보험은 스스로 해약하면 원상 복구가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보험상품은 오래될수록 소비자에겐 이득이고 보험사엔 손해인 경우가 많다. 특히 연 10% 안팎의 확정 고금리를 약속한 연금보험은 끝까지 유지하는 게 낫다. 보험사들이 지금 같은 초저금리 시대가 올 줄 모르고 팔았다가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는 상품이다.
암보험의 경우 2000년대 중반까지는 갑상샘암 등에 일반암과 똑같은 진단비를 지급했다. 요즘 암보험은 갑상샘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 조기 발견과 치료가 수월해진 질병은 ‘소액암’으로 분류해 일반암 진단비의 10~20%만 준다.
과거 보험상품은 통상 예정이율이 높게 책정돼 보험료가 싼 편이라는 점에서도 해지보다 유지가 유리할 수 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서 거둔 보험료를 굴려 보험금 지급 시점까지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예상 수익률을 말한다. 예정이율이 내리면 보험료는 자동으로 비싸진다. 세제 혜택을 받는 보험상품이라면 해약에 앞서 세금에 미칠 영향도 계산해봐야 한다.
보험사들은 일정 기간 보험료를 납입하지 않아도 계약을 유지할 수 있는 ‘보험료 납입 유예’, 보장 기간과 조건은 유지하면서 보장 금액만 낮출 수 있는 ‘감액 완납’ 등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과 건강보험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보험료가 비싸지고 재가입이 어렵다”며 “고령에 접어들어 위험 보장 필요성이 감소할 경우 해지보다는 보장 축소가 바람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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