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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거래 세금만 뜯어가고 보호 못하겠다니"…2030 분노 폭발 - 매일경제

◆ 투기판 된 가상화폐 ◆
[사진 = 이충우 기자]
사진설명[사진 = 이충우 기자]
2030세대들이 정부의 방치에 가까운 가상화폐 정책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에게는 가상화폐가 현실적인 투자 대안으로 부상했지만 정부는 가상화폐가 위험하다며 투자자 보호나 관련 제도 마련에는 손 놓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가 이미 사실상 금융상품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만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청와대 국민청원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합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30대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한 청원인은 정부의 가상화폐 정책이 "깡패보다 못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23일 오전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강남고객센터에서 한 시민이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투자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된 자신의 보유자산을 휴대전화로 확인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사진설명23일 오전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강남고객센터에서 한 시민이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투자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된 자신의 보유자산을 휴대전화로 확인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청원인은 "깡패도 자리를 보존해 준다는 명목하에 자릿세를 뜯어갔다"며 "(정부가 가상화폐) 투자자는 보호해줄 근거가 없다며 보호에는 발을 빼고, 돈은 벌었으니 세금을 내라고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청원의 발단은 이날 오전 은 위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정부는 가상화폐 투자자 보호는 할 수 없고, 내년부터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방침 아래 과세한다"고 말한 것이었다. 은 위원장은 정부는 가상화폐를 금융상품으로도 법정화폐로도 인정하지 않으니 투자를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원인은 은 위원장에게 "블록체인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는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이 아직도 선진국 수준에 도달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 청원엔 23일 오후 3시 30분 현재 4만7000명 이상이 동의했다.

2030세대가 정부의 가상화폐 대책을 강하게 비판하는 주요 이유는 이들이 가상화폐 투자의 주축 세력이기 때문이다. 2030의 가상화폐 열풍은 통계로도 잘 드러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실이 금융위원회를 통해 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등 주요 4대 거래소에서 받은 가상화폐 투자자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규 가입자는 모두 249만5289명이다. 이들 중 20대가 32.7%(81만6039명), 30대가 30.8%(76만8775명)로 전체 가입자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2030세대의 적극성은 같은 기간 신규 가입자들의 예치금 규모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3월 31일 기준 약 5675억3000만원으로 파악된 신규 가입자 예치금 중 30대가 약 1918억9383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40대(약 1549억8515만원)와 50대(약 966억2306만원), 20대(약 880억8925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20세 미만의 경우 9억5766만원으로 규모 면에서는 가장 작았지만 지난 3개월간 증가율은 284.3%로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가 2030세대에게 계층 사다리로 인식되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2030세대는 부동산과 주식 시장 과열 속에서 가상화폐를 그들이 오를 수 있는 마지막 계층 사다리로 여기고 있다"며 "가상화폐를 인정하지 않는 정부 모습에 청년들이 실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는 "다른 나라의 어떤 세대보다 가상화폐에 익숙한 국내 2030세대에게 이러한 정책은 반감을 살 수밖에 없다"며 "(가상화폐 투자를) 제도권 안으로 들여와 안전한 거래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치권도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당 차원에서 청년세대의 가상화폐 투자가 불가피한 현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과 소통 필요성을 공감했다"고 밝혔다.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은 26일 한국블록체인협회와 간담회를 열어 가상자산 업권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야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정무위 간사인 성일종 의원은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자산 증식 기회를 잃은 20·30대가 투자에 모여든 것인데 정부가 책임 회피만 하려고 해선 안 된다"며 "투자자 교육과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당 차원의 TF 구성 등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원섭 기자 / 정주원 기자 / 성승훈 기자 /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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