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조합원 다시 돌아와 '상습 파업' 부추길 가능성
경영계 "파업 때 대체근로 허용 등 보완입법 필요"
해고자의 노동조합 가입을 허용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제조업체 공장에서 파업 근로자들이 시위를 벌이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A씨는 내년부터 다시 현대중공업 노조원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회사가 노조 요구를 받아들여 복직시키기로 해서가 아니다. 해고자의 노조 가입과 이들의 노조 활동을 허용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됐기 때문이다.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된다.
노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업들이 공포에 휩싸였다. A씨와 같은 해고자가 무더기로 노조에 재가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노사담당 임원은 “내년 하반기부터는 노조의 투쟁이 더 과격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무리한 요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부당해고 당했다”며 구제를 청구했다가 기각된 해고자는 2142명에 이른다. A씨 같은 해고자가 여기에 포함된다. 이 같은 해고자는 2015년 1464명에서 계속 늘어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2000명을 넘어섰다. 5년간 누적 인원은 8138명에 이른다. 이들 중 상당수가 노조에 재가입할 것으로 기업들은 보고 있다.
경영계는 강성 조합원까지 가세한 노조가 파업을 무기로 더 큰 요구를 할 가능성이 커진 만큼 최소한의 대응권이라도 갖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이번 노조법 개정에서 제외된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과 쟁의행위 중 사업장 내 생산시설 점거 금지 조항이 반영될 수 있도록 추가적인 보완 입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해고자 노조가입 허용에 비상 걸린 기업들
정치권이 이런 해고자들이 내년부터 노조 활동을 재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지난 9일 해고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다. 복직은 못하지만 노조 활동은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부당해고 당했다”며 구제를 청구했다가 기각된 해고자는 2142명에 이른다. 5년간 누적 인원은 8138명에 달한다. 이들 중 상당수가 노조에 재가입할 전망이다. 노조는 “일당백을 얻게 됐다”며 환영하고 있다. 기업들은 “해고자까지 상대하게 됐다”며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앞서 협약을 비준한 유럽 국가와 한국은 전혀 다른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유럽 국가들은 ‘산별 노조 체제’여서 해고자라도 노조에 가입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개별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반면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 ‘기업별 노조 체제’가 중심이어서 해고자가 단위 노조에 재가입할 경우 해당 기업 노사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려는 현실이 될 조짐이다. 각 기업 노조는 법안이 통과되자마자 해고자의 노조 재가입 준비에 들어갔다. 한 완성차업체 노조 관계자는 “해고자 복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해고자가 노조에 재가입해 공식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 노조원이었던 B씨도 마찬가지다. 그는 2018년 사장실에 침입한 뒤 책장과 화분 등을 부쉈다. 사측의 제시안에 불만을 품고 소화기로 회의실 벽면을 수차례 내리치기도 했다. 그가 노조에 재가입하면 한국GM의 투쟁 수위는 더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GM 노사가 진통 끝에 마련한 올해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은 최근 노조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기업들은 노조가 파업을 하더라도 공장을 가동할 수 있도록 대응권을 보장해달라고 읍소하고 있다. 노조가 파업할 때마다 막대한 생산 차질이 빚어지는 만큼 회사가 다른 근로자를 고용해 생산을 계속할 수 있도록 대체근로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는 모두 이 제도를 도입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이번 임시국회가 마지막 기회”라며 “국회가 경영계 요구사항을 조금이라도 반영하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도병욱 기자 black0419@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https://ift.tt/2K7C26S
비즈니스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공장 세우고 동료 때린 '그들' 돌아온다…기업들 '초비상' - 한국경제"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