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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의 亞!금융]中알리바바 백기투항…국유화설도 -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중국 정부가 결국 알리바바에 ‘반독점’ 칼날을 들이댔다. 알리바바의 창업주인 마윈은 백기투항의 뜻을 내비쳤지만 중국 공산당 눈 밖에 난 이상, 알리바바의 앞날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다. 이에 알리바바의 모회사인 앤트그룹이 투자한 글로벌 회사들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알리바바에 칼 들이댄 中..한달만에 또 ‘웨탄’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알리바바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3.34%(34.18달러) 내린 222.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홍콩증시에 상장한 알리바바 역시 8.13% 하락했다.

알리바바 폭락의 요인은 ‘반독점 규제’다. 이날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성명을 내고 알리바바가 판매자들에게 경쟁플랫폼의 제품 공급을 막는 관행을 저질러왔다며 이에 관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쇼핑몰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바탕으로 쇼핑몰들에 충성을 강조해왔다는 얘기다. SAMR은 알리바바가 2017년 오프라인 유통업체 인타이상업(인타임리테일·銀泰商業)을 인수할 때 거래를 신고하지 않았다고 50만 위안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중국 인민은행 역시 별도의 성명을 내고 알리바바의 금융계열사인 앤트그룹을 조만간 소환하는 ‘웨탄’을 하겠다고 밝혔다. 소환 이유는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표현이 소환일 뿐, 중국 내 군기잡기 식 호출로 보면 된다. 게다가 앤트그룹의 웨탄은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다.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AFPBB 제공]
바짝 엎드린 마윈…국유화설까지 중국 당국의 전방위적 압박에 알리바바는 물론, 창업주인 마윈도 몸을 낮추고 있다. 알리바바는 감독 당국의 반독점 조사에 협력하겠다고 밝혔고 마윈은 최근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앤트그룹의 상장 무산이 정해지기 전인 지난 10월 왕치산 국가부주석이나 이강 인민은행장 앞에서 “기차역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공항을 관리하지 못하듯 과거의 방식으로 미래를 관리할 수 없다”며 중국 당국을 비판하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1월 마윈이 앤트그룹의 일부를 국유화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마윈의 뜻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하진 않았지만, 앤트그룹에 대한 자본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앤트그룹의 지급준비금을 현재 5% 수준에서 30%까지 높이는 안이 유력하다. 지급준비금은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예치해야하는 금액인데 높아질수록 기업 입장으론 부담이다. 다만 이를 둘러싸고 앤트그룹의 자금줄을 압박해 결국 국유화를 하려는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가차없는 中..카카오페이도 영향올까

물론 중국당국은 마윈의 알리바바를 문제 삼는 게 아니라 오랜 기간 견제 없이 커온 빅테크에 칼을 들이댄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 칼의 정점에는 중국 당국에 대한 비판을 계속 해 온 알리바바 제국과 마윈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눈 밖에 나는 그룹을 가차없이 버려왔다. 안방보험그룹도, 하이난항공도 그랬다. 당의 영도를 국정운영 철칙으로 내세우면서 지난 2017년 “당정군민학, 동서남북중, 당이 모든 것을 영도한다(黨政軍民學, 東西南北中, 黨是領導一切的)”는 마오쩌둥시대의 구호를 부활시키기도 했다.

알리바바 제국의 자율성에 균열이 가고 국유화 그림자가 드리우면 알리바바가 투자를 하고 제휴를 맺어온 기업들에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알리페이는 제휴 방식으로 동아시아 페이업체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인도의 페이티엠(payTM)의 지분 40%를, 인도네시아 다나(DANA), 필리핀 지캐시(G CASH), 방글라데시 비캐시(bKash), 말레이시아 터치앤고, 파키스탄 이지파이, 일본의 페이페이에도 투자했다. 국내 페이시장의 선두업체 카카오페이에도 43.9%의 지분을 투자했다.

일본 칼럼니스트인 야마모토 고쇼는 “자본 투입은 물론 비전을 공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아시아에 많다”면서 “향후 알리바바 그룹과 중국 정부와의 관계를 예의주시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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