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를 예로 들며 정부가 금융산업을 육성하려다 소비자 위험을 초래했다고 23일 비판했다.
금융감독체계의 분리 개편을 강조하며 나온 발언으로, 잇따른 사모펀드 사태의 여진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금융위와 금감원 간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지 관심이 쏠린다.
윤 원장은 이날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금감원 독립 방안과 관련한 질문에 작심한 듯 오랜 시간을 할애해 답변을 이어갔다.
그는 감독체계 개편이 꼭 이뤄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 금융사고를 들여다보면 대충 어떤 유형이 있다"며 "정부가 금융산업을 육성하려다 그것이 경우에 따라 위험을 창출하는데,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저축은행 사태, 동양 사태, 사모펀드 사태도 큰 틀에서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윤 원장은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게 되고, 금융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된다"며 "금융은 기본적으로 신뢰로 먹고사는 곳인데 그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해외 사례를 포함해 다양한 독립 방안을 두고 검토 중이라며 조만간 관련 제안서를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금융감독 업무의 독립성 강화는 학자 시절부터 윤 원장의 지론이며, 금감원의 숙원이기도 하다.
윤 원장은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금감원 독립 방안을 만들어 제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날 발언은 임기 종료 6개월여를 앞두고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으로, 특히 사모펀드 사태 등에 대한 책임과 함께 금융위원회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금융산업 정책까지 독립의 이유를 들어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그는 지난 4월 금융위를 중심으로 발표된 사모펀드 제도 개선안에 대해서도 일부 언론과 전문가를 중심으로 '대책이 충분치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고 각을 세웠다.
윤 원장은 "이원화된 감독체계 아래에서는 감독 정책과 집행 간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진다"며 "결과적으로 사후 개선이 잘 안 되고 금융감독의 비효율과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안으로 "금융정책과 감독정책 부분을 체크 앤 밸런스(견제와 균형) 관계로 끌고 가야 한다"며 "감독에 있어 정책과 집행 간에 유기적인 운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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