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고용보험은 사회안전망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가야 할 방향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고용 불안이 가중되고 있어 필요성은 더 커졌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로드맵을 보면 현실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적지 않다. 고용보험 가입 기준을 근로시간에서 일정 소득 이상으로 변경해 사각지대를 줄인다지만 고의로 소득을 누락하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허점이 있다. 예술인과 일부 특고 노동자 중에는 소득이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이들이 상당수에 달한다. 플랫폼 노동자가 여러 사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을 경우 사업자별 보험료 분담을 어떻게 할지도 모호하다. 또 소득으로만 대상을 정하면 저소득자가 여전히 사각지대에 남게 되는 문제도 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재정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보험료를 부담하는 대상도 늘어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같이 예상하지 못한 사태로 실업자가 급증하면 고용보험기금이 바닥날 수 있다. 특히 자영업자로 대상자가 확대되면 불황기에 기금 고갈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실업급여의 편법 또는 부당 수령도 늘어날 것이다. 결국 재정건전성을 지키려면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한데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정책은 당위성과 의욕만으로 성공하기는 어렵다. 전 국민 고용보험도 좀 더 현실성 있는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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