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부터 신용대출 푸는 은행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11일 중단했던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우리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이달 중으로 다시 시작한다. 다만 고소득 대출자에 적용했던 까다로운 기준은 그대로 유지한다. 최고한도를 1억원으로 낮춰 제한적으로 대출을 해주는 식이다.
KB국민은행도 12월에 실시했던 가계신용대출 제한을 푼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14일 1억원이 넘는 가계대출을 원칙적으로 막았고 22일에는 2000만원이 넘는 모든 신규 가계 신용대출을 막은 바 있다. 또 다른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을 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타도록 하는 ‘타행 대환 주택담보대출’도 다시 취급한다.
그러나 국민은행도 고소득 전문직을 대상으로 했던 신용대출 제한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9월말부터 전문직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4억원에서 2억원으로 낮췄다.
신한은행도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을 포함한 직장인 비대면 신청을 다시 받는다. 이 상품은 신한은행의 대표적인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이다. 신한은행은 12월15일부터 이 상품 신청을 받지 않았다.
대출 상담사를 통한 주택·오피스텔 담보 대출, 전세대출 모집도 이달부터 재개된다.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택담보대출도 재개한다.카카오뱅크는 1일부터 직장인 고신용자 대상 신규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을 신청을 받는다. 카카오뱅크도 지난달 17일 신규 마이너스 통장 신청과 잔액 증액을 중단한 바 있다.
NH농협은행 역시 축소했던 가계대출 우대금리를 4일부터 높인다. 우대금리 한도 축소는 사실상 금리인상 효과를 내 왔다. 농협은행은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최대 우대금리를 현재 1.0%에서 1.4%로 0.4%포인트 높인다. 신용대출은 최대 우대금리를 현재 0~0.25%에서 0.8~1.2%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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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용대출 제한을 하도록 시중은행에 권고해왔다. 신용대출이 ‘영끌’로 이어져 부동산시장이나 주식시장의 과열을 만들어왔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5대 시중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2020년 1~11월 기준 56조2154억원으로 연초대비 기준 9.2% 늘었다. 같은 기간(1~11월)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증가액은 21.6%이다. 전례가 없을 정도의 증가율이었다.
은행들 입장에서는 건전성 목표도 대출을 옥죈 원인이다. 자본 적정성 규제 ‘바젤Ⅲ’를 도입한 신한·국민·우리·NH농협의 경우, 매년 6월과 12월 규제 수준에 맞춰야 하는 만큼 12월 규제를 강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신용대출 옥죄기가 심화하자 코로나19 등으로 고통을 겪고있는 서민들에게서 볼멘소리가 나왔다. 부동산 시장이나 주식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해 대출을 죄기만 해서는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유에서다.다만 당국은 고소득자에대한 신용대출이나 한번에 고액을 빌려주는 경우에 대해서는 여전히 규제를 이어갈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당국 역시 신용대출 증가액을 월 2조원대로 맞추는 총량 관리를 지속하며 신용대출 증가액을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12월까지만 해도 당국이 가계대출을 무조건 억제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이제 점점 풀 건 풀고 줄일 것은 줄이면서 총량을 관리하는 투트랙 정책으로 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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