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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 삼성전자·네이버…두 승자 차이는? - 한겨레

[2020 영업실적] 나란히 발표한 성적표 뜯어보니

제조업 전통 강자 삼성전자
지난해 영업이익 36조로 30% 급증
비대면 신흥 강자 네이버
연간 매출 21% 늘어난 5조원 돌파

삼전 하루 940억·네이버 31억 남긴 셈
1인 매출은 22억-14억…격차 줄어
산업생태계 수직계열vs방사형
성장성·수익성 지표도 달라져

삼성전자 서초 사옥 전경. 연합
삼성전자 서초 사옥 전경. 연합
코로나19 특수를 만끽한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28일 나란히 2020년 영업실적을 공개했다. 한 해 전보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이 30% 가까이, 네이버는 매출이 21% 남짓 늘었다. 코로나 수혜 기업이란 공통점을 빼고 나면 두 회사는 다른 점이 더 많다. 삼성전자가 제조 능력을 바탕으로 한 전통의 강자라면, 네이버는 비대면 플랫폼을 무기로 떠오른 신흥 강자다. 업력도 각각 52년, 22년으로 30년 차이가 나며, 고용 규모도 격차가 크다. 실적을 토대로 두 회사의 현주소를 비교해봤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연결기준)은 236조8100억원, 영업이익은 36조원에 이른다. 하루에 6500억원을 벌고 940억원을 남긴 셈이다. 같은 방식으로 지난해 매출 5조3041억원과 영업이익 1조2153억원을 기록한 네이버의 일평균 매출과 영업이익을 따져보면 각각 145억원, 31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만으로 보면 여전히 삼성전자와 네이버의 격차는 크다. 하지만 두 회사의 종업원 수를 토대로 직원 1인당 실적을 따져보면 좀 더 다른 그림이 나타난다. 삼성전자 직원 1인당 매출은 22억원이며, 네이버는 14억원이다. 삼성전자가 더 앞서지만 그 격차는 줄어든다. 국내 사업장을 기준으로 한 터라, 다수의 국외 사업장을 둔 삼성전자의 특성을 염두에 두면 1인당 실적 차이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두 회사의 업종과 사업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텔레비전 등이 주력 상품이다. 공정과 구매 효율 등 제조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전통적인 제조업 시장에서 뛴다. 네이버는 이른바 ‘공장’ 이 필요 없는 곳에서 활동하는 기업이다. 주력 상품도 제품이 아닌 서비스다. 검색, 광고, 지급결제, 콘텐츠를 판다. 주된 수입도 플랫폼 이용자로부터 받는 수수료다. 삼성전자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가 12년 남짓이라면 네이버는 5년으로 짧은 것도 업력의 차이와 함께 제조와 서비스라는 서로 다른 업종 기업이라는 점이 작용한 결과다. 두 회사가 각각 속한 산업 생태계도 다른 모양을 띈다. 삼성전자는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계열사와 수천 개 협력사로 구성되는 수직 계열화된 생태계를 갖고 있다. 반면 네이버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개발자와 이용 업체들이 연결돼 있는 방사형·수평형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자연스레 두 회사는 자사를 중심으로 한 협력자들과의 관계도 다르게 된다. 소비자도 삼성전자는 자사의 상품을 구매하는 존재라면, 네이버는 무료로 데이터를 제공해주는 ‘이용자’ 성격이 짙다.
주식 시장에선 삼성전자보다 네이버의 성장 잠재력을 좀 더 높게 평가한다. 네이버(58조원)의 시가총액은 삼성전자(500조원)의 11.6% 수준이나, 피이아르(PER·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값)는 네이버가 69배로 삼성전자(16배)를 크게 웃돈다. 주식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보다 네이버의 성장 속도를 더 높게 예상한다는 뜻이다. 두 회사가 각각 속한 제조업종과 서비스업종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어느 정도일까. 한국은행이 작성한 ‘2019년 기준 기업경영분석’ 자료를 토대로 이를 살폈다. 지난 2019년 기준 국내 제조업 전체(15만9천곳) 매출은 1855조원, 영업이익은 82조원이다. 이에 삼성전자의 매출 비중은 대략 12.7%, 영업이익 비중은 무려 43.7%에 이른다. 네이버는 서비스업 전체(45만6천곳)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비중은 각각 0.32%, 1.6%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계열사-협력회사로 이어지는 수직화 생태계를, 네이버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방사형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두 회사간 성장성 및 수익성 지표에서 30~40배가량 차이를 발생시키는 부분적인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조계완 최민영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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