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새로운 소재·부품·장비 기술 발굴에 나선다. 일본 수출규제로 촉발된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소재부품 기술개발 사업의 올해 신규 연구개발(R&D) 지원과제를 1차 공고한다고 31일 밝혔다. 올해 투입되는 총예산은 8866억원. 이 중 일부인 1950억원이 1차 공모 과제에 지원된다. 1차 과제는 총 181개다.
우선 글로벌 소부장 공급망 강화(91개)를 위해 1005억원을 지원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 장비인 대면적 첨단 패키징용 본딩·몰딩 장비, 8.5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클러스터 스퍼터 장비, 항공기 주요 부품인 고성능 헬기용 주기어박스 등에 대한 기술 개발이 추진된다. 해당 장비는 현재 전량 수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본딩·몰딩의 시장 점유율을 국내 70%, 해외 40%로 키운다. 주기어박스는 약 4조1000억원 규모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또 탄소 중립 등 소부장 친환경화(60개)를 위해 608억원을 투자한다. 바이오매스 기반 미래차용 친환경 타이어, 저전력 소비 잉크 소재,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나프타 대체원료 등의 기술 개발이다. 미래차용 친환경 타이어의 세계 시장 점유율 5%를 확보해 약 77억 달러의 매출을 내고, 저전력·친환경 잉크 소재의 매출 1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신재생에너지 소재·부품 국산화(24개)에도 242억원을 투입한다. 현재 42%인 수소충전기용 핵심부품의 국산화율을 2030년까지 100%로 끌어올리고, 대면적 태양광 소부장 개발로 약 3천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창출한다는 게 산업부의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방산 소부장 국산화(6개)에 94억원을 지원한다. K-9 자주포용 엔진·엔진제어부품, 8~12㎓ 엑스밴드(X-band) 레이더용 GaN 반도체 고출력증폭기집적회로(MMIC) 기술개발 등이다.
이번 과제는 지난해 산업계 수요조사를 통해 접수된 2233건을 중심으로 산업 분야별 기술위원회와 산·학·연 평가 등을 통해 선정됐다. 최근 기업의 니즈와 산업계 트렌드가 반영됐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산업부는 다음 달 1일부터 3월4일까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홈페이지에서 기술개발 지원과제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접수한다. 이후 관련 전문가 평가 등을 거쳐 4월 중 주관기관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경호 산업부 소재부품장비협력관은 "미래성장 역량확충을 위해 정부 R&D 투자가 마중물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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