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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스마트폰 매각 난항에 ‘군불 때기’로 방향 전환…구글·베트남 빈그룹 물망 - 조선비즈

입력 2021.01.31 06:00

권봉석 CEO, 매각 공식화하며 후보자 물색
구글 카드 만지작, 빈그룹·폴크스바겐 참전
고용 안정 강조하지만…3700여명 직원들 발 동동
서울 여의도에 있는 LG 트윈타워. /연합뉴스
"아직 의사결정 시점·방향성을 특정하긴 어렵습니다만, 회사와의 시너지를 고려해 최적안을 찾는 중입니다."

권봉석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스마트폰(MC)사업부 매각 가능성을 공식화한 이후 지난 29일 4분기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콘퍼런스콜에서 LG전자 관계자가 한 말이다. LG전자 측은 세부 정보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 의견을 종합해보면 LG전자는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 미국 구글 등과 계약 조건을 두고 매각을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측은 직원의 고용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입장이지만, 해외 업체가 사업부를 인수할 경우 고용 승계가 제대로 될지 내부적으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LG전자 스마트폰(MC)사업본부 직원은 37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상당수 직원이 타 부서로 배치된 상황에서 남은 직원은 전장사업(VS사업본부) 내지는 로봇 등 미래 먹거리 업무쪽으로 전환 배치하고 일부 희망퇴직도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MC사업본부 사정을 잘 아는 LG전자 직원은 "하루아침에 일자리가 날아갈 수 있는 만큼 직원들이 일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며 "외벌이나 아이 둘씩 둔 가장들이 특히 심란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 IP 달라는 ‘구글’ vs 돈 더 주겠다는 ‘빈스마트’

현재 LG전자에 인수 의향을 드러낸 기업은 빈그룹의 스마트폰 관련 계열사 빈스마트와 미국 구글, 독일 폴크스바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먼저 인수 의향을 밝힌 빈스마트의 경우 가장 높은 인수가를 제시하면서도 지식재산권(IP)을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LG전자는 주로 북미(전체 64%)에서 150달러(약 17만원) 미만의 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 중이다. 북미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빈스마트가 LG전자의 북미시장 브랜드파워, 영업망 등을 탐내고 있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다.

그래픽=김란희
구글의 경우 빈스마트보다 금액은 적게 제시하면서도 IP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돈도 많이 주고 IP도 요구하지 않는 빈스마트로 매각을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향후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와의 시너지를 염두에 둔 것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고 했다.

최근 LG전자는 세계 3위 자동차 종합부품회사인 마그나와 손잡고 ‘LG 마그나’라는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차량을 대신 생산해주는 ‘TSMC(파운드리 업계 1위 회사)’ 모델을 노린 것이다. 구글이 향후 LG마그나가 구글 웨이모를 생산할 수 있도록 계약조건을 제시했다면 얼마든지 성사될 수 있는 계약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든 폴크스바겐의 경우 향후 자율주행 시대가 왔을 때 차량 내부 공간에서 LG전자와 적극적으로 협업할 수 있을 것이란 점을 어필하고 있다고 업계는 전하고 있다. 즉 LG로서는 당장 사업부 매각을 통해 큰돈을 챙길 것인지,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사업기회를 모색해 현금을 창출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구글 인수 가능성이 가장 크지 않겠냐고 보고 있다.

◇ LG전자는 왜 매각 공식화했나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사업부를 사줄 기업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LG전자가 통상적으로 물밑에서 진행되는 사업부 매각을 공식화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수·합병(M&A) 업계를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매각 대상을 사려고 하는 경쟁사가 많을 경우 여러 주체가 참여할수록 몸값이 뛰게 마련이기 때문에 조용히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LG전자는 반대로 사업부를 사줄 대상을 찾는 게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소문을 내는 게 좋다"고 했다. 최근 미국 제재를 받아 생존기로에 놓인 중국 스마트폰 기업 화웨이의 매각 진행 과정이 반복적으로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이 비슷한 맥락이라고 했다.

최근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전시회 ‘CES 2021’에서 롤러블(화면이 돌돌 말리는)폰을 대대적으로 선보이며 주목받았던 것도 매각을 위한 몸값 띄우기용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2470만대를 팔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9%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누적 적자 규모도 5조원 수준으로 불어나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스마트폰에도 늦게 뛰어든데다 스마트폰 부품 일부를 교체할 수 있는 G5(2016년), 메인 화면이 가로로 돌아가는 듀얼스크린폰 윙(2020년) 등 실험적인 스마트폰 중심으로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아 왔다"며 "이에 따라 플래그십(고사양)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감소해 수익성이 악화했고, 이것이 다시 신제품 투자개발비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연결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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