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BOE에 롤러블폰 디스플레이 개발 중단 통보
LG전자와 손잡았던 BOE "개발비 청구 검토"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BOE 측에 롤러블폰을 포함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개발 프로젝트 3건을 모두 중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B 프로젝트’로 불리던 롤러블폰 개발은 지난해부터 BOE가 LG전자와 머리를 맞대고 있다는 점이 알려지며 주목받았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뒤처진 LG전자가 새로운 폼팩터(제품 형태)로 승부수를 띄우며 반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 것이다.
LG전자는 앞서 1월 온라인으로 열렸던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전시회 ‘CES 2021’에서 화면이 자동으로 펼쳐졌다가 접히는 롤러블폰을 5초 남짓 영상으로 공개한 바 있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 출시가 점쳐졌던 상황에서 실물 공개는커녕 구체적인 스펙을 공개하지 않아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매각을 앞두고 기술을 과시하기 위해 롤러블폰을 선보인 것’이란 이야기가 나왔다.
고사양 모바일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를 추격하고 있는 BOE는 삼성전자, 애플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납품량을 늘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한편 LG전자와도 롤러블폰, 폴더블(화면이 접히는)폰 등 개발에서 힘을 합쳐왔다.
BOE가 어느 정도를 청구할지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패널업체 기준 스마트폰 모델 1개당 개발비가 1000만달러(약 110억원) 정도가 들어가기 때문에 이보다는 적은 금액을 BOE 측에서 청구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면서 "LG전자가 롤러블폰의 올해 양산 목표를 10만대 정도로 낮게 잡았던 상황이기 때문에 물량을 많이 쌓아놓고 있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모델 기준으로 LG전자의 잘 팔리는 스마트폰 출하량이 연간 100만~150만대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아주 크지는 않은 규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2470만대를 팔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9%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누적적자가 5조원대에 달한다.
지난 1월 20일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모바일 사업 관련해 현재·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면서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사업 철수를 공식화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더라도 향후 인력, 지식재산권, 노하우 등 자원을 가지고 어떤 식으로든 BOE와 협업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크게 잡음이 나오지 않는 선에서 개발비를 물어내는 식으로 봉합되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LG전자 측은 "롤러블폰 출시 여부는 사업 방향이 결정된 뒤 알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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