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7일 글로벌 시장에서 142억뷰를 기록한 웹툰 IP '나 혼자만 레벨업(나혼렙)' 대체불가토큰(NFT)을 선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나혼렙 NFT는 카카오의 NFT 유통 서비스 '클립 드롭스'를 통해 오는 12일 오전 9시부터 12시간 동안 판매될 예정입니다. 메인작 NFT는 총 100개가 발행되며, 한 작품당 가상화폐 클레이(KLAY) 500 코인으로 구매할 수 있죠. 글로벌 전역에서 사랑받고 있는 IP와 미래자산인 NFT의 만남에 벌써부터 시장의 기대가 큽니다.
반면 배우 전지현·주지훈이 출연한 tvN 드라마 '지리산'의 NFT 작품은 최저가로 낙찰되는 굴욕을 맛봤습니다. '지리산'의 주인공인 서이강(전지현 분)과 강현조(주지훈 분)를 픽셀(점) 아트로 표현한 NFT 작품이었는데요. 업비트 NFT에서 팔린 작품 중 가장 싼 가격인 1만원대에 거래됐죠.
디지털 재화를 NFT화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잘 팔리는 흥행한 스토리입니다. 고유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원천 스토리를 NFT로 만들었을 때 인기를 끌 가능성이 크죠. 이때 원천 스토리 자체가 좋으면 2차, 3차 저작물은 모두 돈이 됩니다. 카카오엔터의 '나혼렙' 웹툰은 전 세계에 142억뷰 이상의 관심을 받았으니, 웹툰 최종화의 장면을 토대로 만드는 NFT도 비싼 값이 매겨질 가능성이 큰 것이죠. 나혼렙 최종화를 기반으로 한 NFT는 세상에 딱 100개뿐일 테니까요. 그런데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지리산'의 NFT는 반대로 스토리 자체게 인기가 없었다는 지점에서 2차 저작물인 NFT도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입니다.
그럼 NFT를 만들기 쉬운 기업은 어떤 성격의 기업일까요? 웹툰과 웹소설 IP나 유명한 아이돌이라는 IP를 보유한 회사겠죠. 전 세계 유저를 보유한 게임사들도 여기에 속합니다. 즉 팔리는 스토리를 가진 기업들은 모두 NFT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큰 겁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2021년에 전 세계 웹툰과 웹소설 플랫폼 확보를 위해 전쟁을 벌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전 세계서 팔리는 스토리를 확보하는 것은 2차 저작물을 넘어 메타버스 시대의 콘텐츠나 NFT 전쟁을 주도하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에서죠. 네이버는 전 세계 1위 웹소설 업체인 왓패드를 지난해 6600억원을 들여 인수했고요. 카카오도 북미 최초 웹툰 플랫폼 타파스를 6000억원, 모바일 영문 웹소설 콘텐츠 플랫폼 래디쉬도 5000억원에 사들였죠.
하이브나 YG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아티스트를 보유한 회사가 연이어 NFT 사업에 뛰어들거나 MOU를 맺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한 븐랜드와 팬덤에 기반한 해당 아티스트만의 세계를 한 번에 얻는 것이죠. IP사업의 일환인 겁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듭니다. "NFT 산다고 저작권을 가져오는 것도 아니고, 웹툰 '나혼렙'의 일부를 떼서 소유하는 것도 아닌데, 대체 왜 NFT를 사들이는 것이지?"라는 생각이요. NFT에 대한 믿음은 크립토(가상화폐) 커뮤니티의 강력한 정서적 동일성에 기반하죠. 크립토 커뮤니티에서 이게 재화 가치가 있다고 믿어졌고,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외부의 자금도 수혈된 것이고요. 이제는 투기수요까지 붙으면서 가격이 뛰는 형태입니다. 희소한 NFT일수록 나중에 더 비싸게 팔릴지 모른다는 믿음이 쌓이면서 자산으로 변모했죠.
'다 쓸데없는 말장난' 혹은 '투기세력이 만든 비정상적 상황'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일단 우리가 이해해야 할 것은 실제로 우리가 쓰는 돈으로 곧바로 바꿀 수 있는 재화가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이죠. 비트코인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은 디지털 재화가 몇 천만원짜리로 거래되고 있지 않나요? 혁신 기술은 우리가 외면한다고 오지 않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해도 어느 새 우리 곁에 와있는 것이겠죠.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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