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물가 추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통계청이 3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61(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상승률이 9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았던 지난 5월(2.6%)에 이어 두 달 만이다.
먹거리 물가 비상

7월 품목별 소비자물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특히 농축수산물 가격은 지난해 사상 최장의 장마, 올 초 한파 등 기상여건 악화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여파로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 축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11.9% 비쌌다. 달걀 가격 상승률은 57%를 기록하며 2017년 7월(64.8%)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돼지고기와 소고기 가격도 각각 9.9%, 7.7% 올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 가격은 3월 이후 햇상품 등이 출하하면서 오름세가 둔화하고 있고, 석유류 가격도 오름세가 더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지난 2분기(2.5%)보다는 안정되겠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을 기업이 얼마나 제품 가격에 반영할지와 날씨 등의 불확실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재난지원금, 물가 상승 압력 높여

생활물가·근원물가 지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늘고는 있지만, 경제 전반은 점차 회복하면서 4%의 경제성장률도 가능할 것으로 보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재난지원금으로 경제 수요가 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재난지원금이 생활물가에 영향을 미치면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더 타격을 받고, 반대로 소비가 충분히 되지 않으면 돈이 자산시장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5월 처음으로 전 국민에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집밥 식재료 소비가 늘었고, 축산물 가격이 잇따라 올랐던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6월 한우 등심 평균 가격이 처음으로 ㎏당 10만원을 돌파했고, 돼지고기 삼겹살 가격도 지난해 5월 초 대비 6월 중순에 15.6% 급등했다.
추석 앞두고 인플레이션 우려
한은은 또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한국 경제 특성 때문에 미국 등 각국 정부의 부양책 시행으로 인한 세계적 물가상승 압력이 국내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백악관 연설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한 경제 발전을 강조하면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우선 추석을 앞두고 서민의 생활물가 안정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대전 오정농수산도매시장과 대형마트를 직접 방문해 “선물 수요 등이 증가하는 추석 기간 축산물 물가가 안정될 수 있도록 소고기는 평시 대비 1.6배, 돼지고기는 1.25배 공급되도록 출하 시기를 조정해 달라”며 “소고기 수입은 평년 대비 10%, 돼지고기는 5% 확대할 수 있도록 수입 검사절차 간소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또 “7000원대에 정체된 달걀 가격이 조속히 6000원대로 인하될 수 있도록 특단의 각오로 대응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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