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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 끌고 FE 밀고"... 애플·샤오미 도전에 삼성전자 투트랙으로 맞불 - 아주경제_모바일

갤럭시Z 폴드3(오른쪽)와 갤럭시Z 플립3. [사진=연합뉴스]


폴더블폰이 기대 이상의 초기 흥행을 거둠에 따라 삼성전자가 애플·샤오미의 하반기 공세에 맞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 기세를 몰아 다음달 50만~70만원대 준고급형·보급형 5G폰을 전 세계 시장에 출시해 애플·샤오미와 격차를 좁힐 계획이다.

2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주 금요일(27일) 한국·미국·캐나다·영국·프랑스 등 전 세계 약 40개국에 출시된 3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3'와 '갤럭시Z 플립3'가 전작을 크게 상회하는 예약판매 성적을 냈다.

두 제품은 지난 11일 제품 공개 이후 국내에서 진행한 사전예약에서 갤럭시S·노트 등 기존 고급형폰에 버금가는 92만대가 예약되었으며, 사전개통 첫날인 24일에는 하루 동안 27만대 이상이 개통되며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신규 하드웨어 플랫폼에 대한 이용자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폴더블폰 흥행의 배경에는 삼성의 고급 가전 브랜드 비스포크를 연상케 하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여성·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플립3가 있다. 플립3는 사전예약의 70%를 차지하며 폴더블폰 판매량을 견인했다. 특히 애플 아이폰 선호도가 높았던 20~30대와 여성 이용자층이 플립3에 많은 관심을 보내며 단말기를 교체했다.

전 세계 약 70개국에서 진행한 사전예약에서도 전작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폴더블폰 대중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 미국에선 폴드3와 플립3의 사전예약 물량만으로 전작의 전체 판매량을 넘어섰고, 인도에선 사전예약 첫날인 24일에만 갤럭시노트20보다 2.7배 많은 예약 물량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미국과 인도에서 폴더블폰의 성과를 강조하는 이유는 두 시장이 주요 경쟁사인 애플과 샤오미의 텃밭이기 때문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애플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53%로, 26%를 차지한 삼성전자의 두 배에 달한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아이폰12 시리즈의 인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갤럭시S21 시리즈가 미국 시장에서 기대만큼의 흥행을 거두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급성장하는 인도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17.7%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보급형폰을 앞세운 샤오미(28.4%)가 차지했다. 다만 이번 샤오미의 약진은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이 코로나19로 인해 운영에 차질을 빚으면서 보급형폰을 제때 공급하지 못한 것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다.

애플과 샤오미는 고급형 5G폰을 잇따라 선보이며 삼성전자 폴더블폰을 견제하고 3·4분기 시장 공략에 나선다. 특히 샤오미는 삼성전자 폴더블폰 공개 하루 전에 제품 공개 행사를 열며 노골적으로 삼성전자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새 5G폰인 '아이폰13 시리즈'를 9월 17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13 시리즈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미니·일반·프로·프로맥스 등 네 가지 모델로 출시되며, 전작보다 그래픽 성능을 35% 강화한 애플 A15 AP(스마트폰의 두뇌)를 탑재한다. 프로 모델은 아이폰 시리즈 최초로 120Hz 주사율을 채택해 2배 부드러운 화면을 보여줄 전망이다.

샤오미는 폴드3와 마찬가지로 UDC(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를 적용한 고급형 5G폰 '미믹스4'를 16일부터 중국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반도체 공급 부족의 여파로 전 세계 동시 출시를 포기하고 가장 중요한 중국 내수시장부터 챙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두 회사는 그동안 삼성전자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국내 시장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따른 시장 공백을 차지해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5G 시장인 국내에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애플은 내년 상반기 서울 명동에 세 번째 애플스토어를 개장하며 아이폰 시리즈의 흥행을 이어갈 계획이다. 샤오미는 보급형 5G폰 레드미노트 시리즈를 국내에 출시하며 저가·자급제 시장부터 차곡차곡 공략한다. 구글도 한국에서 스마트폰 브랜드 '픽셀 시리즈'를 담당할 직원을 구하며 6년 만에 한국 시장 재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갤럭시S21 FE 유출 이미지. [사진=에반 블래스 트위터 갈무리]


삼성전자는 이러한 경쟁사의 공세를 폴더블폰과 준고급형·보급형 5G폰을 동시에 전개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맞선다. 판매가격이 높은 프리미엄 단말기인 폴더블폰으로 수익성을 키우면서 보급형 5G폰으로 매출과 점유율을 함께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을 대중화하는 전략으로 수익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폴드3와 플립3의 기대 이상의 흥행으로 3분기 IT·모바일(IM) 사업부 수익성 확대에 청신호가 켜졌다. 3분기 삼성전자 휴대폰·태블릿의 평균판매가격(ASP)도 전 분기 233달러(약 27만원)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갤럭시Z 플립'이 출시된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가 266달러(약 31만원)의 높은 ASP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 3분기 ASP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다음달 준고급형 5G폰 '갤럭시S21 FE'를 전 세계 시장에 투입해 아이폰13 시리즈와 전면전을 펼친다. 갤럭시S21 FE는 갤럭시S21(99만원)보다 낮은 70만~80만원대 가격에 갤럭시S21과 대등하거나 오히려 더 나은 성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해외 IT매체 샘모바일에 따르면 갤럭시S21 FE는 폴드3·플립3와 동일한 퀄컴 스냅드래곤888 AP를 탑재했다. 카메라 하우징만 금속에서 플라스틱으로 교체했다.

삼성전자는 당초 갤럭시S21 FE를 폴더블폰과 함께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공급 시기를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제조사의 반도체 초과 주문이 줄어들면서 공급난이 해소됨에 따라 갤럭시S21 FE 생산이 재개되고 9월 출시를 계획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삼성전자는 8월 말 보급형 5G폰 '갤럭시A52s'를 유럽 시장에 출시하며 샤오미와 근소한 차이로 2위로 밀린 유럽 시장 점유율 수복에 나섰다. 449~509유로(약 62만~70만원)에 출시되는 A52s는 연초 갤럭시A 시리즈 언팩에서 공개한 '갤럭시 A52'를 개선한 상위 모델이다. 퀄컴 스냅드래곤 778G AP와 120Hz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고급형 모델에 버금가는 성능을 보여준다.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유럽 등 일부 시장에만 출시된 A52와 달리 A52s는 9월 말 이동통신 3사를 통해 국내 시장에도 선보인다.

지속적인 제품 출시로 삼성전자는 30만~40만원대 저가폰부터 200만원대 최고급 폴더블폰까지 가격과 사양에 따라 5G폰 라인업을 촘촘하게 갖추게 됐다. 이를 토대로 2분기 2%포인트까지 좁혀졌던 샤오미와 전 세계 시장 점유율 격차(삼성전자 18%, 샤오미 16%)를 벌리고 중국 제조사에 빼앗긴 5G폰 왕좌를 되찾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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