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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규제의 역설⑦]수요 여전한데 이자만 높아져…금융회사만 돈 버나 - 헤럴드경제 뉴스 - 헤럴드경제 모바일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대출규제가 은행 등 금융회사들의 이자수익만 높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금리를 높여 대출 문턱을 높여도 대출 수요가 워낙 강해 금리인상 분을 흡수하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더욱 옥죄고 있지만 대출 수요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수요는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는 올해 3분기 가계주택 대출수요(전망치)는 6으로 전분기(0) 대비 6포인트 상승했다. 대출수요 지수가 플러스면 대출수요 증가를 의미한다. 국내 은행들의 3분기에 주담대 대출태도가 –18로 전분기보다 큰 폭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대출수요는 오히려 높아진 것이다. 대출태도가 마이너스인 것은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더 깐깐하게 보겠다는 의미다. 향후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가 실제 이뤄지기 전에 미리 대출을 받아놓으려는 가수요까지 합세해 가계대출 수요는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의 24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40조6462억원으로 집계됐다. 농협은행이 대출 중단을 선언한 19일부터 6일간 4024억원이 증가했다. 또한 5대 은행에서 17일부터 23일까지 5영업일 신규 개설된 마이너스통장은 9810개다.

대출금리는 오름세다. 대출 총량이 억제되면서 대출공급을 줄여야할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올릴수 밖에 없다. 고객들은 기존보다 비싼 가격에 대출을 받는 셈이다. 대표적으로 신용대출 우대금리가 축소됐다. 주요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올해 1월 연 2.19~3.74%에서 최근 2.28~4.01%로 뛰었다. 최근 주담대 금리는 4%대에 진입했다.

대출금리는 오르는데 예금금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핵심수익원인 이자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국내 은행의 예대금리 차이는 지난해 하반기 1.74%에서 올해 1분기 1.78%로, 2분기에는 1.8%로 확대됐다. 이에 은행권 순이자마진(NIM)은 같은 기간 0.06%p 증가했다. 자산운용 수익에서 자금조달 비용을 차감한 순이자마진의 개선은 은행의 이자이익 증가로 이어진다.

4대 은행 올해 상반기 이자이익은 작년 상반기 대비 모두 증가했다. 국민은행의 이자이익 증가율이 12.9%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하나은행 9.5%, 우리은행 7.7%, 신한은행 7.3% 순이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대출금리가 오르면 파는 물건 값을 더 받는 격이니 수익이 늘어나는 것이 사실”이라며 “당국이 공급총량을 제한해도 고객들의 수요가 워낙 강해 가격은 오를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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