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업계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이 오는 9월 종료되지만 추가 지원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는 1년에 최대 6개월간 고용유지지원금을 제공하지만 코로나로 항공업계 등의 불황이 계속되자 지난 6월 3개월 연장했던 것이 다시 종료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획재정부는 지난 26일 2022년도 고용유지지원금을 올해 대비 절반으로 축소하겠다고 천명했다. 올해 고용보험기금 적자가 3조2000억원으로 늘어나자 이를 정상화하겠다는 취지다. 내년도 지원금마저 축소하는 상황서 올해 추가 지원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항공업계는 그간 고용유지지원금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버텼지만 이제는 이를 타개할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고용노동부에 지원 기간을 올해 말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지원금이 중단되면 LCC를 중심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피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대형 항공사는 그나마 상황이 괜찮다. 대한항공의 상반기 매출은 1조9508억원, 영업이익 1969억원을 나타냈고,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1조7168억원, 836억원을 기록했다. 두 항공사 모두 2분기에 전세계 물동량 증가 흐름에 편승해 역대 최대 화물 실적을 내며 흑자를 봤다.
화물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LCC는 이번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중단에 따른 충격이 클 전망이다. 진에어의 경우 국제선에 매출의 90%를 의지해왔지만 코로나 여파로 국제선 수요가 급락하면서 손실이 막심하다.
진에어의 상반기 매출은 1073억원, 영업손실 1089억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도 매출 1169억원·영업손실 1585억원, 티웨이항공은 920억원에 801억원이다. 대다수 업체가 자본잠식에 빠진 가운데 지원금이 없을시 구조조정이 필요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당초 지원금 수령 이후 6개월 간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겠다고 약속한 뒤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았기 때문이다. 설령 하더라도 회사의 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 항공 인력의 경우 육성기간이 소형기는 1년, 대형기는 3~4년 소요된다. 업계 내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종료되고 뒤늦게 인재 육성·채용에 나서면 정작 필요할 때 경쟁에서 밀려난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지난 19일 코로나 사태 이후 1년 8개월 만에 신규 조종사 채용에 나섰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항공기 탑승수요가 오는 2024년이 돼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에 대비해 조종사 인력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결국 LCC 업계는 외부 자금 수혈을 통해 급한 불을 끄고 있다. 진에어는 1000억원대 규모의 유상증자와 750억원대의 영구채를 발행한다. 제주항공도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를 액면가 10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와 약 2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섰다. 에어부산 역시 오는 9월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내부서는 다시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는 내년 1월까지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진에어와 제주항공은 오는 10월부터 약 3개월 간 인력의 일부를 무급휴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에어부산도 오는 10월 중순부터 약 2개월간 무급휴직을 진행한다. 한 LCC 관계자는 "비용을 절감하려면 외부 자금 충원과 무급휴직 말고는 다른 해법이 없다"며 "유상증자의 경우 말 그대로 버티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서 기획재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축소 발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이 관계자는 "내년도 상황이 만만찮을 것 같은데 걱정된다"며 "우리도 내년부터 지원금이 필요없다고 말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직원들 사이에서 걱정이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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