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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 소리' 들어보세요…포르쉐 타이칸 닮은 기아 전기차 EV6 - 한겨레

기아 첫 전용 전기차 ‘EV6’ 타보니
기아 첫 전용 전기차 ‘EV6’. 기아 제공
기아 첫 전용 전기차 ‘EV6’. 기아 제공
독일 포르쉐가 내놓은 전기차 타이칸은 ‘전기차도 포르쉐가 만들면 다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자동차가 달릴 때 우주선이 날아가는 듯한 소리가 나서 주목받았다. 이 우주선 소리는 내연기관 엔진의 배기음을 대신해 포르쉐가 녹음한 가상의 소리를 틀어주는 ‘일렉트로닉 스포츠 사운드’다. 한국의 기아도 전기차 ‘소리 맛집’을 자처하고 나섰다. 전기차 전용 뼈대(전용 플랫폼)를 적용해 만든 첫 전용 전기차 EV6에 ‘일렉트릭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을 적용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중 최초다. 26일 EV6 시승 차에 올라 액티브 사운드 볼륨을 최고로 높였다. 가속 페달을 밟자 무릎 아래쪽 스피커에서 마치 우주선이 날아가는 듯한 소리가 나오며 차 안을 꽉 채웠다. 스타일리시, 다이내믹, 사이버 등 3가지 유형의 음향을 고를 수 있다. EV6는 차 문에 유리 2개를 두껍게 붙여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이중 접합 차음 유리를 달았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경기 포천시까지 왕복 110km를 달리며 기아가 작심하고 작곡한 소리를 감상했다. 시승 차는 EV6 롱레인지 어스 사륜구동 기본형 모델이다.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과 선루프, 빌트인 캠(주행 영상 기록 장치) 등 옵션을 넣은 차량 가격은 6215만원, 전기차 보조금을 반영한 실구매 가격은 5천만원대다.
둥글지만 날카로운 생김
시승 구간의 반환점에서 차를 세워놓고 외관을 살폈다. 우선 눈에 들어오는 건 풍성한 볼륨감이다. 차량의 앞과 뒤에 바깥쪽으로 둥글게 부푼 곡선을 적용해 입체감을 강조했다. 여기에 날카로운 선을 더했다. 앞쪽 모터룸 덮개와 뒤쪽 적재함 상단을 뾰족한 직선으로 마감해 겉모습이 전반적으로 빵빵하지만 둔하진 않다는 인상을 준다. 특히 뒷거울(사이드미러) 끝부분을 뾰족하게 만든 게 이색적이다.
기아 EV6 앞모습
기아 EV6 앞모습
기아 EV6 옆모습
기아 EV6 옆모습
옆모습은 높고 날렵한 왜건 형태다. 차량 실내와 뒤쪽 적재 공간이 연결되고 일반적인 해치백보단 뒤가 길게 빠졌다. 왜건이 인기 있는 유럽 시장을 염두에 둔 디자인이다. 차체 뒤쪽이 매끈하게 떨어지는 패스트백으로 보이기도 한다.
아이오닉5보다 좋아요
EV6는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보다 가격이 약간 높고 제원상 성능도 나은 편이다. 용량이 더 큰 배터리를 탑재해 완충 후 주행 가능 거리가 아이오닉5보다 40∼50km 긴 400km 선이다. 전비(연비)와 모터 최대 출력도 EV6 쪽이 약간 높다. 실제 주행 때 느끼는 차이는 더 크다. EV6의 초반 가속은 체감상 테슬라 전기차 모델Y 등보다 약간 못하지만 아이오닉5보다 빠르다. 다만 이날 시승한 EV6는 모터를 앞뒤에 2개, 과거 타본 아이오닉5는 모터를 하나만 탑재한 차량이어서 직접적인 비교가 어려웠다. EV6의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고개가 뒤로 젖혀지는 수준은 아니나 가속 질감이 테슬라 차량보다 부드럽다. 저속에서도 최대 토크를 발휘하는 전기차의 특성을 잘 살렸다. 고속 주행 때 안정감도 아이오닉5보다 낫다. 주행 모드를 ‘컴포트’에서 ‘스포츠’로 바꾸자 차가 앞으로 튀어 나갈 듯 페달 반응 속도가 빨라졌다. 운전대는 적당히 묵직한 수준이다. 성향에 따라 약간 무겁다고 느낄 수도 있다. 코너를 돌 땐 쏠림이 약간 있는 편이다. 아이오닉5보다 차가 앞뒤로 길고 낮지만 큰 차이가 없다. 승차감은 고급 차 수준인 아이오닉5와 비슷하다. 차량 무게가 2톤(t)에 육박하는데도 과속 방지턱을 큰 충격 없이 잘 넘는다. 다만 높은 턱을 넘으면 차 뒤가 쿵 하고 떨어지는 듯했다. 고속 주행 때 차량 실내에서 풍절음이 잘 들리는 것도 아쉽다.
아이오닉5보다 별로예요
EV6가 아이오닉5보다 못한 건 실내 공간이다. 일단 차량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축간거리(휠베이스, 앞바퀴와 뒤바퀴 사이 길이) 가 아이오닉5보다 10cm 짧다.
기아 EV6 적재함
기아 EV6 적재함
기아 EV6 실내. 기아 제공
기아 EV6 실내. 기아 제공
수납공간도 불만이었다. 전기차의 앞쪽 모터룸 내 여유 공간인 이른바 ‘프렁크’는 작은 손가방 하나 넣기 어려울 정도로 비좁았다. 쓸 일이 거의 없을 것 같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수납공간(센터 콘솔 박스) 위엔 컵홀더 2개 외에 소지품을 올려둘 공간이 없다. 조수석 앞 수납함(글로브 박스)도 입구가 좁고 깊어 긴 물건을 넣기 불편해 보였다. 뒷자리 무릎 공간은 주먹 4개가 넘게 들어갈 만큼 넉넉하다. 그러나 머리 위 여유 공간이 좁다. 키 큰 성인이라면 자동차 천장에 머리가 닿을 수 있겠다. 아이오닉5와 달리 천장을 넓은 유리로 만든 파노라마 선루프가 적용되지 않고 뒷문의 차창도 작아 뒷자리에 앉았을 때 시야가 답답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차량 뒤쪽 적재함도 마찬가지다. 뒤로 갈수록 높이가 낮아지는 패스트백 형태여서 뒷좌석을 접지 않으면 네모반듯하고 큰 짐을 싣기 어려워 보인다. 전반적으로 아이오닉5보다 날렵한 외관을 갖추기 위해 뒤쪽 실내 공간을 희생한 탓이다. 운전하는 재미와 디자인을 선호하고 차를 주로 혼자 또는 둘이 이용한다면 EV6, 가족과 함께 탈 편안하고 널찍한 전기차를 찾는 소비자라면 아이오닉5를 추천할 만하다. 글·사진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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