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증권사가 한국은행이 연내에 한 번 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기준금리가 0.75%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1.25%)을 밑돌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지난 26일 한은은 기준금리를 기존 0.5%에서 0.75%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2020년 5월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금리를 내린 지 15개월 만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은이 코로나19 델타 변이에 따른 경제적 부담보다 가계대출 증가, 자산 가격 상승 등 '금융 불균형'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관련 리포트를 낸 증권사 20곳 중 연내에 두번째 인상을 전망한 곳은 총 16곳이다. 80%의 증권사가 연내 인상 의견을 제시한 것.
특히 올해 11월을 두번째 금리 인상 시기로 제시한 곳이 총 13곳(미래에셋·NH·삼성·메리츠·키움·한화·교보·신영·하이·IBK·유진·DB·KTB투자증권)으로 가장 많았다. 올해 10월을 제시한 곳은 3곳(신한·하나·이베스트투자증권)이었다. 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는 10월과 11월 두차례 남아 있다.
11월을 인상 시기로 예상한 이유는 한은이 단순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 증가에 연동된 조건부 인상 전망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점진적 조정 문구를 볼 때 10월은 이르다는 분석이다.
10월을 인상 시기로 제시한 증권사는 한은이 금융 불균형에 대해 선제적 조치를 취할 수 있고, 실물 경기가 받는 부정적 영향력이 과거보다 줄었다고 설명했다.
내년 1분기를 제시한 곳은 총 4곳(한국투자·KB·대신·SK증권)이다. 2022년에는 1월과 2월에 금통위가 열릴 예정이다.
한편, 한은의 금리 인상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연내 1~2회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채권시장에 선반영된 이슈"라며 "현재 0.75%의 기준금리는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며, 코로나19 이전 기준금리인 1.25%를 하회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금리 인상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또 한은의 금리 인상에 따른 주가수익비율(PER) 하락은 기업 실적으로 상쇄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이나, 경기 상황과 기업 실적이 더 중요하다"며 "금리 인상에도 실질금리가 매우 낮아 기업 영업이익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한은의 금리 인상이 2010~2011년 사례와 유사하다고 했다. 그 이유로 ▲미국 연준(Fed·연방준비제도)이 금리를 올리지 않은 상황에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렸고 ▲위기 직후 등을 꼽았다.
허 연구원은 "당시 미국과 한국의 장기금리 상승 폭은 크지 않았고, 2010년 7월 한은의 첫 금리 인상 후 코스피 지수는 6개월 동안 20% 이상 올랐다"며 "주가가 비교적 큰 폭으로 조정을 보인 것은 세 번째 금리 인상 이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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