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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터졌다. `세금도둑` 법인 슈퍼카"…`윤석열 공약` 연두색 번호판, 효과는[왜몰랐을카] - 매일경제

슈퍼카 자료 사진[사진출처=람보르기니, 페라리]
사진설명슈퍼카 자료 사진[사진출처=람보르기니, 페라리]
"고수익을 보장하며 투자자 수천명으로부터 돈을 받은 유사수신업체 A법인의 사주일가는 세계 3대 명차로 유명한 수입차를 법인 명의로 리스해 사용하고 고급주택에서 호화생활을 했다"

"허위·과장 광고를 통해 상가 등을 분양한 시행사 B사는 수입 명차를 리스하는 방식으로 실질적으로 구매한 뒤 사주 일가가 사용했다"

국세청은 재산을 은닉한 지능적 고액체납자 584명에 대해 추적 조사에 착수했다고 지난달 24일 밝혔다. 이들 중 90명은 법인 명의로 장기 임대한 고가 수입차를 타고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도 어김없이 터졌다. 또다시 국세청 레이더에 잡혔다. '법인명의'로 고가 수입차를 뽑은 뒤 개인용도로 타고 다니는 탈세 행위다. 국세청 단골 적발 소재다.
무늬만 법인차, 회사·아빠찬스 악용
국세청에 적발된 무늬만 법인차 사례[자료출처=국세청]
사진설명국세청에 적발된 무늬만 법인차 사례[자료출처=국세청]
사주 일가 등이 사적으로 악용하는 법인명의 차량을 '무늬만 법인차'라고 부른다. 대부분 '회사·아빠 찬스'를 악용한다.

'회사 찬스'는 회사가 업무용으로 쓴다고 리스한 차를 개인이 사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뜻한다. '아빠 찬스'는 회사 운영자가 법인명의 차량을 자녀에게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아빠 찬스 차량으로는 '포람페'로 줄여 말하는 포르쉐,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고성능 스포츠카·슈퍼카 브랜드 차량이 인기다. 업무용으로 쓰기에는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는 차량들이다.

회사·아빠 찬스는 법인이 금융회사에서 '빌린(리스) 차'를 다시 빌려 정해진 용도 외에 쓰기 때문에 법에 저촉된다.

아빠 찬스 슈퍼카 사례 [자료=국세청]
사진설명아빠 찬스 슈퍼카 사례 [자료=국세청]
업무용으로 산다고 구입한 뒤 개인 용도로 쓰면 위법이자 '탈세'다. 국가가 법인이 세법 테두리 안에서 차량을 업무용으로 '적법'하게 사용하라며 절세 혜택을 주기 때문이다.

법인명의 차량은 구입비, 보험료, 기름값 등을 모두 법인이 부담하고 세금 감면 혜택도 받는다.

자신의 회사라며 회사 자금으로 구입한 차량을 개인 용도로 이용하면 업무상 횡령이나 배임 혐의를 받는다. 개인용으로 타고 다닌 가족도 처벌받을 수 있다.

단, 슈퍼카라도 '업무용으로만' 적법하게 사용하면 문제되지 않는다. 절세 방법으로도 여겨진다.

현재 미국, 영국 등의 국가에서는 업무용 차량으로 출퇴근하는 것도 사적 사용으로 간주한다. 싱가포르에서는 법인차 등록 자체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탈세로 조세형평성 무너뜨려
포르쉐 타이칸 터보S [사진출처=포르쉐]
사진설명포르쉐 타이칸 터보S [사진출처=포르쉐]
탈세 행위로 조세형평성을 무너뜨리는 '무늬만 법인차'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매경닷컴이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집계한 2018~2021년 브랜드별 구매 유형과 등록 대수를 바탕으로 법인 비중을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 수입차 전체 등록 대수는 27만6146대다. 이 중 법인 등록 대수는 10만2283대다. 법인 비중은 37%다.

수입차 판매 1위 메르세데스-벤츠와 2위 BMW의 법인 비중은 각각 49.1%와 37.1%다. 슈퍼카·럭셔리카 브랜드만 따로 살펴보면 법인 비중은 2배 이상 증가한다.

람보르기니 우루스 [사진출처=람보르기니]
사진설명람보르기니 우루스 [사진출처=람보르기니]
슈퍼카 대명사인 람보르기니의 경우 지난해 등록 대수 353대 중 300대가 법인명의다. 법인 비중은 84.9%에 달한다.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쉐의 법인 비중은 62.4%다. 람보르기니보다 법인 비중은 낮지만 법인 등록 대수는 압도적이다. 8431대 중 5264대가 법의 명의로 등록됐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종별 판매현황을 집계하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 기준으로 2억~3억원대 법인차 톱5에는 포르쉐 911, 아우디 R8이 포함됐다. 두 차종의 법인 및 사업자 운행 비율은 각각 46.9%, 40%다.

람보르기니 우루스, 페라리 488은 3억원 이상 법인차 톱5에 들어갔다. 법인 및 사업자 운행 비율은 각각 86.1%, 87.1%로 매우 높다.

번호판 색상 변경, 절차 간단해
페라리 포르토피노 M [사진출처=페라리]
사진설명페라리 포르토피노 M [사진출처=페라리]
매경닷컴은 '회사·아빠 찬스 슈퍼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0년 6월부터 기사를 통해 번호판 색상 변경 필요성을 제시했다.

"포르쉐 뽑았다" 뽐내더니…10대 중 7대, 네 차 아니잖아(2020년 6월 21일자)>와 '아빠 찬스' 포르쉐·람보 뽐내다, '꼼수 사용' 세무조사받을라(2020년 7월 12일자)>를 통해 법인차량 번호판 색상이나 표식 변경을 잇달아 제안했다.

딱 걸렸어, '아빠찬스' 포르쉐…법인차 번호판 색상만 바꿔도(2021년2월19일자)>에서도 "법인차량 번호판 색상을 주황색이나 녹색으로 정하면 눈에 잘 띄기 때문에 법인차량 악용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정치권에서도 번호판 변경 논의가 나왔다.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0년 9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법인차량 사적 이용 단속과 적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별도의 번호판 규정을 두거나 눈에 띄는 식별 표시 부착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VJ [사진출처=람보르기니]
사진설명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VJ [사진출처=람보르기니]
대통령 후보 공약으로도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월 공약으로 소개한 '법인차량 번호판 변경'이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 후보 시절이었던 지난 1월 쇼츠(59초 이내 동영상) 공약을 통해 법인차량 번호판 색상을 연두색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법인차량 번호판과 일반 개인차량 번호판은 흰색으로 같아서 구별할 수 없다.

업무용 사용 조건으로 세금 혜택을 받는 법인차량 번호판 색상을 눈에 잘 띄는 연두색이나 주황색으로 바꾸면 개인용도로 악용하는 탈세 행위를 좀 더 수월하게 적발할 수 있다.

회사 찬스 슈퍼카 사례 [자료출처=국세청]
사진설명회사 찬스 슈퍼카 사례 [자료출처=국세청]
번호판 색상 변경은 절차가 간단한 편이다. 국회와 상관없이 국토부가 담당하는 '자동차등록번호판 등의 기준에 관한 고시'만 바꾸면 된다.

국토부도 번호판 색상 변경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올해 안에 도입될 가능성이 다른 때보다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비교적 절차가 간단한 번호판 색상 변경이 끝은 아니다. 꼼수 사용에 대한 신고 제도까지 결합한다면 '찬스 적발' 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

법인차 운행일지 관리감독 강화와 처벌 조항 신설, 업무용 차량 비용 가격 상한선 마련 등 제도를 더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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