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1%도 채 되지 않는, 싼값에 확보한 업계 1위의 예금 규모를 바탕으로 KB금융의 이자 마진은 5대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컸고, 거둬들인 이자 이익 금액도 압도적 1위였다.
반면 KB국민은행은 대출자의 재산·신용도 등에 변화가 생기면 정당한 권리로서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데는 매우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지난 1분기(1∼3월) 1조4천531억원의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을 거뒀다. KB금융지주 창립 이래 가장 많은 분기 이익이다.
역대 최대 이익의 가장 중요한 배경은 예금-대출 금리 차이 등을 바탕으로 벌어들인 이자 이익이었다.
KB금융은 1분기에만 모두 2조6천480억원의 이자 이익을 냈는데, 이는 5대 금융그룹 가운데 최대 규모다.
2위 신한금융(2조4천876억원)보다 약 2천억원이나 많고 ▲ 하나금융 2조203억원 ▲ 우리금융 1조9천877억원 ▲ NH농협금융 2조1천949억원과 비교하면 많게는 약 6천억원이나 차이가 난다.
이자수익에서 자금 조달 비용을 뺀 순이자마진(NIM) 역시 KB금융이 업계 1위였다. 싼값에 자금을 마련해 더 높은 이자를 받고 대출하는, 이른바 이자 장사를 가장 잘한다는 의미다.
KB금융그룹의 지난 1분기 NIM은 1.91%로, 신한(1.89%)·하나(1.71%)·우리(1.73%)·농협(은행·카드 1.65%)보다 0.02∼0.26%포인트 높다.
은행끼리만 비교해도, KB국민은행의 NIM(1.66%)은 신한(1.51%)·하나(1.50%)·우리(1.49%)·NH농협(카드 제외 은행만 1.49%)을 0.15∼0.17%포인트나 웃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과의 NIM 격차가 0.01%포인트만 돼도 따라잡기가 어려운데, NIM이 0.1∼0.2%포인트나 높다는 것은 수익성이 말 그대로 압도적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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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분기 이자이익 │2022.1분기 그룹 │2022.1분기 은행 │
│ │ │순이자마진(NIM) │순이자마진(N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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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2조6천480억원 │1.91% │1.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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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2조4천876억원 │1.89% │1.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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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2조203억원 │1.71% │1.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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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1조9천877억원 │1.73% │1.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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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금융 │2조1천949억원 │1.65%(은행·카드) │1.49%(카드 제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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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 금융지주·은행 자료 취합
◇ 0.1∼0.5% 싼 이자 예금도 가장 풍부…금리상승기에 가장 유리
KB금융그룹의 이자 이익과 마진이 이처럼 많고 큰 것은, 무엇보다 값싸게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이 풍부하기 때문이라는 게 은행권의 공통적 분석이다.
은행 입장에서 이자를 조금 주고도 유치할 수 있는 예금을 '저원가성 예금' 또는 '유동성 핵심예금'이라고 하는데, 주로 직장인들의 일반 월급 통장과 같은 요구불예금과 MMDA(수시입출금식 저축성 예금)이 여기에 해당한다.
현재 시중은행의 이런 저원가성 예금의 금리(이자율) 수준은 낮게는 0.1%, 높아야 0.5%가 고작이다.
이런 종류의 예금이 많을수록 당연히 자금 조달 비용 단가가 낮아지고, 이자 마진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요즈음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일반적으로 예금 금리보다 대출 금리 상승 속도가 빠른 만큼, 저원가성 예금이 많은 은행은 쉽게 이익을 크게 불릴 수 있다.
KB국민은행의 3월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약 176조원으로, 2위 은행보다 47조원이상 많다.
MMDA 잔액(약 22조원) 역시 1위로, 5조원이 넘는 격차를 두고 월등히 앞서 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뿌리에서부터 소매금융에 강점을 가진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등의 합병으로 탄생한 만큼, 전통적으로 저원가성 수신(예금) 경쟁력은 독보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KB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상품에 따라 이례적으로 최대 0.5%포인트 이상 낮췄는데, 이처럼 큰 이자 마진과 이자 이익 규모가 스스로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예대금리 공시 등이 있는 만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의식해 은행이 예대마진을 미리 줄이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처럼 대규모의 이자 이익을 내면서도, KB국민은행은 국회 등으로부터 '금리인하 요구권'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리인하 요구권은 대출 이후 재산이나 신용 상태가 개선된 경우 차주(대출자)가 은행을 상대로 금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인데, 은행권이 자율적으로 시행하다가 2019년을 기점으로 법적 권리로 자리 잡았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중은행 창구에 대한 미스터리 쇼핑 결과 KB국민은행은 금리인하 요구권 고지 관련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전화 상담을 통한 미스터리 쇼핑에서 '매우 저조'(39.1점) 등급, 44개 지점 대상 오프라인 미스터리 쇼핑에서 '미흡'(60.9점) 등급의 평가가 나왔다.
미스터리 쇼핑은 2020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외부업체 조사원이 고객으로 가장하고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콜센터 전화 상담을 받은 뒤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해 잘 설명하고 고지했는지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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