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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도 못 버텼는데…"진짜는 여름에 온다" 폭풍전야 - 한국경제

'커피플레이션'
1000원대 아메리카노가 사라진다

이상기후에 우크라 전쟁 여파
국제 원두값 1년새 51% 올라

< 얼마나 올랐나 > 이상 기온에 따른 곡물 작황 부진,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악재가 겹쳐 필수 소비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29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식용유를 고르고 있다. /허문찬 기자

얼마나 올랐나 > 이상 기온에 따른 곡물 작황 부진,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악재가 겹쳐 필수 소비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29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식용유를 고르고 있다. /허문찬 기자

커피 가격이 잇달아 오르면서 1000원대 아메리카노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글로벌 이상기후,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재료 가격이 급등한 여파다. ‘커피플레이션(커피+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커피뿐만이 아니다. 먹고, 마시고, 입는 필수 소비재 중 가격이 오르지 않은 것을 찾기 힘든 실정이다.

29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원두 가격의 기준이 되는 커피C 선물은 전날 파운드(454g)당 217.95센트에 거래됐다. 1년 전(144.3센트)보다 51.0% 오른 금액이다. 원두 선물 가격은 지난 2월 아라비카 원두 재고량이 1억4300만 파운드로 22년 만에 최소치로 줄어 월평균 246.2센트까지 치솟기도 했다.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들은 앞다퉈 소비자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올초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우는 저가 브랜드로 인상 바람이 번졌다.

백종원도 못 버텼는데…"진짜는 여름에 온다" 폭풍전야
‘백종원 커피’로 유명한 빽다방은 지난 5일부터 22종의 가격을 200~500원 올렸다. 편의점 CU는 8일부터 자체 커피 브랜드의 아메리카노(미디엄) 가격을 1000원에서 1300원으로 인상했다.

의류 가격 상승세도 눈에 띈다. 한동안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던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와 유통사 자체 브랜드(PB)가 앞다퉈 가격 인상에 나섰다. 원재료인 원면 가격이 1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화장품 가격도 꿈틀거리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식품용 팜유 수출을 금지하면서 화장품 주원료인 가공용 팜유 가격까지 뛴 영향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5일 헤라와 설화수 등 9개 브랜드 83개 품목의 화장품 가격을 평균 10% 올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작황 부진 등이 이어진다면 올 하반기엔 더 거센 가격 인상 폭풍이 몰아칠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

먹고 입고 바르는 소비재 연쇄 급등…'진짜 물가폭풍'은 여름에 온다
원재료값 급등…1·2차 가공품으로 옮겨붙어
요즘 식품업계는 ‘폭풍전야’다. 글로벌 이상기후로 인한 곡물 작황 부진에 우크라이나 전쟁, 환율 고공행진까지 ‘3중 악재’가 겹쳐 원재료 가격이 급등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한 만큼 당장 추가로 가격을 올리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백종원도 못 버텼는데…"진짜는 여름에 온다" 폭풍전야
업체들은 “통상 3~6개월분 원재료 재고를 비축하는 만큼 아직은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한 식품업체 구매담당 임원은 “원재료 가격 상승세가 올해 진정될 것이라는 잘못된 예측으로 평소보다 재고를 적게 쌓아 놓은 업체도 적지 않다”며 “인플레이션의 후폭풍은 올 하반기에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놀라유 1년 새 두 배 올라
올해 들어 가격 상승 압박이 가장 심한 품목으로는 식용유가 꼽힌다. 카놀라유는 세계 최대 카놀라 생산국인 캐나다가 지난해 극심한 가뭄을 겪어 생산량이 13년 만에 최소치로 떨어졌다. 치킨집 등에서 주로 쓰는 카놀라유 18L 가격은 지난해 초만 해도 3만원 초반대에 형성됐지만, 현재 6만원을 넘어섰다.

해바라기유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최대 해바라기유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글로벌 수출량의 40% 이상을 담당한다. 러시아는 해바라기유 수출 2위 국가다. 내년 전망은 더 암울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농부들이 주요 작물의 파종 시기를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사료값↑… 육류 가격도 비상
육류 가격도 비상이다. 글로벌 주요 산지의 곡물 작황 부진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쳐 사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육류 가격 상승 압박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와 돼지 등을 기를 때 들어가는 비용 중 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0% 안팎에 달한다. 사료 가격 상승이 육류 가격을 밀어 올리는 구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사료용 밀 수입단가는 t당 333달러로 조사됐다. 전년 동월(267달러) 대비 24.7% 올랐다. 같은 기간 사료용 옥수수는 247달러에서 324달러로 31.2% 상승했다.

환율 불안으로 인한 거래 가격 상승과 물류비 부담까지 커진 수입 고기 가격이 특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국내 A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미국 냉동 LA갈비(1.5㎏ 기준) 가격은 6만6500원으로 1년 전(4만8600원)에 비해 36.8% 올랐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곡물 가격을 좌우하는 비료 가격까지 오름세를 보여 육류 가격은 내려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전전긍긍
식품업체들은 원재료 가격 도미노 상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이어지자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해 라면과 과자, 즉석밥 등 가공식품은 물론 피자, 치킨, 햄버거 등 외식 메뉴 가격을 대거 인상해 올해 추가로 가격을 올리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한 식품사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직후 제품 가격을 높이면 ‘괘씸죄’에 걸릴 수 있고,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수 있어 조심스럽다”면서도 “지난해 가격 인상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재료 가격 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았던 만큼 하반기에는 제품 가격 상승 릴레이가 다시 시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종관/박동휘/하수정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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