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5.01포인트(0.62%) 내린 2,419.32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0.37포인트(0.05%) 오른 733.32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7.3원 내린 1,292.6원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3거래일 연속 1290원대를 지켰다. 반면 달러 가치는 글로벌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평균 가치)가 104.1까지 내려오는 등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킹달러’가 이제 추세적인 장기 하락 여정에 들어서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30원 내린 1292.6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1297.0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1289.7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일 이후 종가 기준으로 3거래일 연속 1290원대를 기록했다. 연중 최고치(10월25일 장중 1444.20원)에 비하면 151.6원이나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62%(15.01) 하락한 2419.32로 거래를 마쳤다. 통상 코스피가 하락하는 날은 외국인의 달러 자금 유입이 줄어 원-달러 환율이 상승(달러 강세)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날은 달랐다. 시장이 달러 약세가 추세적일 것이라는 예상에 베팅한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최근 며칠 새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면서 심상치 않은 변곡점이 온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연준의 공격적인 통화긴축, 미국 물가 상승세,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등 그동안 달러 초강세를 촉발했던 위험 요인들이 동시에 약화되면서 뜻 밖의 높은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10일 발표된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전년대비 7.7% 상승) 이후 달러화는 약세 흐름으로 돌아서고, 반면 주요국 상대통화(원, 엔화, 유로화, 위안화 등) 가치는 일제히 평가절상되고 있는 예상 외의 변곡점을 맞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는 장중 최저치가 전 거래일 대비 0.43 하락한 104.11(한국시각 오후 4시 기준)을 기록하는 등 달러 가치는 연일 약세를 지속중이다. 달러인덱스는 지난 9월24일 114.78(장중 고가)까지 치솟아 2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날 당시 고점 대비 9.3% 폭락하기도 했다. 달러 약세 흐름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통화긴축 속도 조절 발언과 미국 물가 하락 및 경기 둔화가 작용하고 있다. 지난 1일 미국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0으로 집계돼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50.0)를 하회하는 등 각종 미국 경제 지표에 경기둔화 신호가 관찰되면서 달러는 가파른 하락세를 타고 있다. 김승혁 엔에이치(NH)선물 연구원은 “지난 1일 발표된 미국의 10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전년동월 대비 5.0% 상승)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것도 영향을 미치면서 시장 참가자들이 달러 매도, 미 국채 매수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건 지난 2일 발표된 미국 11월 비농업 고용 지표가 시장 예상치(20만명)를 크게 상회한 26만3천명 증가를 기록해 ‘견조한 고용’을 보였는데도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지수가 2주 연속 하락하는 등 약세 기조가 강화되는 분위기다. 미국 11월 고용지표가 좋아 물가상승 위험을 재차 자극했음에도 외환시장은 달러 약세에 베팅했다”며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급락한 것도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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