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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구글→소프트뱅크→현대차…보스턴 다이내믹스, 어떤 회사? - 한겨레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2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Atlas).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2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Atlas).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로봇 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다. 정의선 회장이 공개적으로 지분 참여한 첫 인수합병이다. 로봇 산업 진출을 본격화한 현대차그룹의 행보가 관심을 끈다. 현대차그룹은 11일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이사회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배 지분을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인수하는 안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전날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로써 정의선 회장과 세 회사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총 80%를 인수하게 됐다. 각각 정의선 회장 20%,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다. 나머지 지분 20%는 소프트뱅크그룹이 보유한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의 지분 참여는 그룹이 앞으로 본격화할 미래 신사업에 대한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표명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총 계약 규모는 9000억원대로 추정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총 11억달러(약 1조20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이제까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폿’(Spot)이 문을 여는 모습. 보스턴 다이내믹스 제공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폿’(Spot)이 문을 여는 모습. 보스턴 다이내믹스 제공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자사 로봇 ‘스팟’(Spot)으로 잘 알려져 있다. 스팟은 4족 보행 로봇으로,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스스로 장애물을 피할 수 있다. 최고 속도는 초속 1.6m이며, 로봇에 팔을 추가로 달면 문을 여는 등의 동작을 수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른 기계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가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는 게 골자다. 학계에서는 하드웨어와 인공지능을 결합해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는 기계를 만든 데 대한 긍정적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로봇 상용화와 수익성 확보는 극복해야 할 한계로 지적됐다. 3∼4년마다 주인이 바뀐 데에도 이런 고민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전까지 주로 미국 국방부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013년 구글에 인수됐다. 당시 구글은 6개월 만에 로봇 회사 총 8곳을 인수하며 인공지능(AI)과 로봇을 결합한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던 시기였다. 그러나 불과 4년 만에 소프트뱅크그룹에 팔렸다. 구글 내부에서 “(로봇으로)몇 년 안에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소프트뱅크그룹에 인수된 뒤에도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당시 손정의 회장은 인공지능과 스마트로봇, 사물인터넷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으나, 결국 3년 만에 현대차그룹에 넘기게 됐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지난해 본격화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상업화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이전까지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운송용 로봇 ‘빅도그’(BigDog)가 “너무 시끄럽다”는 이유로 미국 국방부에서 퇴짜를 맞는 등 상용화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대여 서비스 형태로 시범 출시한 스팟이 첫 상업화 시도인 셈이다. 올해 6월에는 기업을 상대로 스팟을 정식 판매하기 시작했다. 가격은 7만4500달러(약 8000만원)다. 누적 판매량은 수백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시범 출시 기간 동안 스팟은 발전 시설, 해체된 원자력발전소, 공장 작업 현장, 건설 현장, 연구실 등 다양한 환경에서 쓰였다”고 밝히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물류 로봇 산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시장 규모가 크고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는 생산·물류 공장에서 제품을 선별하고 이송하는 공정에도 물류형 로봇이 도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10%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어 건설 현장 감독이나 시설 보안 등 안내·지원 역할을 할 수 있는 서비스형 로봇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미래차 기술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기술을 발판 삼아 자율주행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차 분야에서 입지를 다진다는 전략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활용된 인공지능과 센싱(인지) 기술 등은 자율주행에 필요한 기술이기도 하다. 아직 양산 단계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한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점은 넘어야 할 한계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의 양산 능력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양산화 및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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