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런민은행은 21일 오후 홈페이지를 통해 은행들이 가상화폐 투기에 이용되는 문제를 놓고 ‘예약 면담(웨탄·約談)’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웨탄은 형식적으로는 면담 형태지만 공개적인 군기 잡기 성격이 강하다. 이번 웨탄에는 공상은행, 농업은행, 건설은행 등 대형 은행들과 알리바바그룹이 운영하는 중국 최대 전자결제 서비스인 즈푸바오(支付寶·알리페이)가 참여했다.
런민은행은 “가상화폐 거래·투기는 정상적인 금융 질서를 어지럽히고 돈세탁 등 범죄 행위를 부추겨 인민 군중의 재산 안전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면서 “은행과 지급결제 기관이 계좌 제공, 결제 등 서비스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중국은 2017년 9월부터 가상화폐 거래를 전면 금지했지만 그동안 단속을 벌이지는 않았다. 이번에 런민은행이 공개적으로 단속을 요구한 만큼 앞으로 중국에서 가상화폐 거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웨탄에 참여한 농업은행은 이날 바로 “가상화폐와 연관된 거래에 계좌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면 즉각 해당 거래는 물론 다른 모든 거래까지 완전히 끊고 당국에 신고하겠다”고 고객들에게 경고했다.주요기사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 채굴 금지 움직임도 한층 강화됐다. 21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와 경제 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비트코인 채굴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이던 쓰촨성까지 채굴장 전면 폐쇄 조치에 들어갔다. 쓰촨성까지 제재에 동참하면서 중국에서 합법적으로 가상화폐 채굴장을 운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글로벌타임스는 “앞서 네이멍구자치구, 칭하이성, 신장위구르자치구, 윈난성 등에 이어 쓰촨성까지 비트코인 채굴장 폐쇄에 나서면서 중국 내 비트코인 채굴장의 90%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중국발 악재로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하락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21일 오후 10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약 3860만 원으로 4000만 원대가 무너졌고 24시간 전과 비교해 약 7.7% 폭락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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