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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전쟁…항공부터 웹툰·배달업체까지 모든 곳과 손 잡았다 - 조선비즈

입력 2021.03.06 06:00

카드업계가 기업과 손잡고 카드사 대신 해당 기업 상품이나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운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rivate Label Credit Card)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PLCC는 카드사 대신 제휴사를 전면에 내걸고, 그 회사 서비스 이용에 신용카드 혜택을 ‘올인’한 상품이다.

현대카드, 삼성카드 등은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온라인 결제 플랫폼이나 토스 등 핀테크 서비스 등과 손잡고 PLCC 경쟁을 펼치고 있다. PLCC는 카드사 이름을 숨기고 신용카드를 판매할 정도로 ‘허리’를 낮추어야 하고 신용카드 관련 비용과 수익도 기업과 나눠야 한다. 대신 해당 서비스 이용자들을 확실하게 붙잡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항공사 마일리지나 각종 제휴 서비스가 별 힘을 못 받는 상황에서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과의 제휴에서 활로를 찾는 것이기도 하다.

삼성카드는 카카오페이와 제휴한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를 5월 출시한다. 사진은 삼성카드의 카카오뱅크 카드 이미지. /삼성카드
◇ 삼성은 ‘카카오카드’·현대는 ‘네이버카드’

삼성카드는 카카오페이와 손잡고 ‘카카오페이 신용카드’를 5월 출시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카카오페이 카드는 삼성카드가 처음으로 내놓는 PLCC다. 이 카드는 신용카드 사용 실적에 따른 혜택을 카카오페이 포인트로 지급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삼성카드는 "카카오페이 포인트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톡 내 선물하기 기능, 모빌리티 플랫폼 카카오T, 콘텐츠 서비스 카카오페이지, 온라인 음원 서비스 멜론 등 계열사인 카카오가 운영하고, 카카오페이 기반으로 결제되는 서비스의 경우 추가 포인트를 주겠다는 예기다. 삼성카드가 PLCC를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월 네이버는 현대카드와 손잡고 네이버 전용 카드를 올 상반기 내놓는다고 발표했다. 이 카드는 네이버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서비스와 연동된다. 네이버플러스는 월 3900~4900원을 내면 네이버쇼핑 결제금액에서 최대 5%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서비스다. 여기에 더해 콘텐츠 플랫폼 네이버시리즈나 웹툰, 동영상 등을 구매해 볼 수 있는 전용 포인트도 매월 지급한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 /현대카드
카카오-삼성카드와 네이버-현대카드의 경쟁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플랫폼 회사와 카드회사의 제휴는 자사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대금 결제까지 통제하고 싶어하는 카카오·네이버와 몇백 만명의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카드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카카오페이에서 PLCC 출시 관련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위해 전 카드사를 대상으로 경쟁입찰을 진행했고 삼성카드가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의 니즈가 반영된 PLCC 출시라는 얘기다.

◇ 배달앱·인터넷쇼핑몰·토스도 전용카드

가입자가 1600만명에 달하는 모바일 뱅킹 서비스인 토스(toss)는 지난해 4월 하나카드와 손잡고 토스신용카드를 출시한다. 이 카드는 토스 회원이라면 연 1만원 가입비를 내고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데, 지난달 카드 결제 실적에 따라 건별로 0.5%(1만원 미만) 또는 1%(1만원 이상)를 환급(캐시백)해 주는 게 특징이다. 토스 이용자에게 전용 신용카드 이용 시 쓴 만큼 현금을 돌려주겠다는 것을 내세운 셈이다.

핀테크회사 토스와 하나카드가 손잡고 만든 토스카드. /토스
신용카드 업계 PLCC 강자인 현대카드는 다양한 형태의 PLCC 상품을 갖고 있다. 음식 배달 서비스인 배달의민족, 차량 공유 서비스 쏘카를 비롯해서 지마켓, 스타벅스, 대한항공, 코스트코, SSG 등이 현대카드와 손잡고 PLCC를 내놨다.

배달의민족 카드의 경우 배달의민족 자체 결제서비스인 배민페이를 통해 결제할 경우 2% 추가 적립혜택을 준다. 이를 합친 적립금은 결제금액의 5.5%에 달한다. 현대카드는 20~30대 젊은층에서 인기를 끄는 인터넷 패션 쇼핑몰 무신사와 손잡고 관련 카드를 내놓는다.

롯데카드도 다양한 PLCC 상품을 갖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네이버페이 카드다. 이 카드로 네이버페이를 사용하면 결제금액의 3%가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적립된다. 네이버페이 외 가맹점에서 쓸 경우 0.5%가 적립된다. 이 밖에도 위메프, 인터파크 등 인터넷 쇼핑 서비스와 롯데백화점, 롯데오너스, 엘페이등 계열사와 제휴해 PLCC를 내놓았다.

PLCC는 대형 마트의 PB(자체브랜드·Private Brand) 상품과 유사하다. 카드사 대신 기업 명칭이 전면에 나서고, 해당 이름으로 판매된다. 자체 신용카드가 필요한 기업이 "이런 카드를 만들어달라"고 카드사에 요청하면, 카드사가 맞춤형 카드를 내놓는 식이다. 상품 개발 및 운영비용뿐만 아니라 수익도 나누게 된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PLCC는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 고객들이 현금서비스,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대출 등을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수익은 카드사 몫인데 실제 카드사의 주 수입원이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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