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 경기지수가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데다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과 소비자 모두 '경기가 좋아졌다'고 판단하면서, 지난 3년 내내 부정 평가 일색이었던 경제심리지수는 간만에 긍정 평가로 돌아섰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체 산업의 BSI는 2월(76)보다 7포인트 오른 83을 기록했다. 2011년 7월 기록한 87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BSI란 현재 기업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들의 판단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전반적인 기업 경기 등 업황과 내달 전망 등을 조사하며, 이번 달엔 전국 2,799개 기업을 대상으로 15~22일 진행됐다.
지수가 100 이하일 경우 긍정적인 응답을 한 업체보다 부정적인 응답을 한 업체가 많았다는 뜻인데,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전 산업BSI가 100을 넘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이달에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기업 모두 업황 경기가 개선됐다고 봤다. 제조업의 업황BSI는 89로, 전달 대비 7포인트 올랐으며 지난달 전망했던 수치(85)보다 높았다. 한은 관계자는 "철강 제품 가격과 유가, 반도체 관련 전자부품 가격 등이 상승하면서 제조업 체감 경기가 크게 나아졌다"고 분석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99, +6포인트)과 중소기업(78, +9포인트) 모두 긍정 평가가 늘었고, 형태별로는 수출기업(97, +3포인트)과 내수기업(85, +11포인트)이 함께 체감 경기가 개선됐다. 대기업과 수출기업, 내수기업 모두 2011년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기업의 체감 경기에 소비자동향지수(CSI)까지 함께 반영한 ESI는 4.7포인트 오른 101.4를 기록해 2018년 6월(100.4)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100을 넘었다. ESI는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심리를 보여주는 지수인데, 수치가 100을 넘으면 과거 평균보다 경기가 나아졌다는 평가로 해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수출 호조에 소비심리 개선으로 내수가 회복되면서 경제주체들이 심리적으로 많이 나아진 것 같다"면서도 "아직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진정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좋아졌다고 봐야 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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