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레터 82호의 요약본
#1. ‘떡상’의 원동력
특히 물리법칙 따윈 무시하고 원초적 재미를 주는 게임이 인기다. ‘타워 오브 헬’은 제한 시간 안에 아바타로 탑을 오르는 게임이다. ‘병맛’(맥락없고 어이없음) 스타일이지만, 누적 106억 명 이상이 이 게임을 즐겼다. 국내 대형 게임사 고위 임원은 “탑을 오르다 떨어진 아바타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친구들과 함께 낄낄거리는 원초적 재미가 있다”며 “트리플A 게임과는 재미의 문법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2. 로블록스의 one more thing
로블록스는 유튜브 같은 창작자들이 노는 플랫폼이다. 게임하던 사람이 게임을 만들어 배포할 수 있다. 구글플레이ㆍ에픽게임스ㆍ스팀 등 게임 유통 플랫폼은 전에도 있었지만, 로블록스는 게이머와 제작자 구분을 없앴다. 무료로 쓸 수 있는 게임제작 프로그램 ‘로블록스 스튜디오’는 MS 그림판 수준으로 단순하다. 어린이도 금세 배울 수 있다. 게임하던 친구들끼리 같이 게임을 만들어 다른 유저에게 팔기도 하는 로블록스엔 매일 3260만명이 접속한다.
#3. 잘나가는 K게임 불안한 이유
① 기로에 선 K게임
항의 시위부터 불매운동까지, K게임 유저들의 불만은 마비노기·메이플스토리(넥슨)와 리니지(엔씨소프트) 같은 유력 IP 게임에 향해 있다. 핵심은 확률형 아이템. 아이템이 뽑힐 확률이 지나치게 낮은데도 유저의 결제를 유도했다는 비판이다. 싯가 수억 원짜리 아이템을 게임사가 만든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국회에선 관련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개정안이 줄줄이 발의됐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22일 아이템이 나올 확률을 전부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K게임의 혁신 DNA가 지금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몸집은 커졌고 모험은 줄었다는 평가. 대학 동기 개발자 3명이 뭉쳐 대박을 터뜨린 ‘애니팡 신화’가지금도 가능할까. 이젠 개발자 수백 명이 수년 간 수백억 들여 만든 블록버스터 게임 아니면 설 곳이 없다. 검증된 IP로 안정을 택하는 게 대세가 됐다.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 10위 게임의 절반 이상이 기존 인기 IP로 만든 후속편이다.
② K게임의 돌파구
물론 한국 게임사가 손 놓고 있진 않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확률을 전면 공개하는 등 진화에 나서는 동시에 새로운 시도도 준비 중이다. 넥슨은 지난 15일 ‘프로젝트 MOD’ 경력 개발자 채용 공고를 냈다. 로블록스처럼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들어 내놓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 넥슨은 채용 공고에서 “기존 게임 개발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K팝 팬덤 커뮤니티 플랫폼 ‘유니버스’를 지난 1월 말 출시했다. 스타와 팬이 가상공간에서 만나 소통하는 메타버스다. 초창기라 기술 수준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있지만 지난 23일 기준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500만건을 돌파했다.
#4. 그렇다면 게임의 미래는
박민제·심서현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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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3월 30일 팩플 뉴스레터로 구독자들에게 발송된 '로블록스 깜짝이야, 그런데 엔씨는?'의 요약 버전입니다. '게임판 유튜브'로 불리는 로블록스(RBLX:NYSE)가 지금 뜨는 이유, 이를 바라보는 전통 게임사의 복잡미묘한 속내, 앞으로의 전망까지 분석한 팩플 뉴스레터 전문을 보고 싶으시면 이메일로 구독 신청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기업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가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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