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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를 뒤흔든 한국계 빌 황 : 국제경제 : 국제 : 뉴스 - 한겨레

한국은 물론 월가에서도 유명한 아시아계 큰손
헤지펀드 전설 로버트슨 ‘타이거 컵스’의 수제자
내부자거래 등으로 미국·홍콩 증시서 블랙리스트
1990년대말 에스케이텔레콤 소액주주운동에 관여

빌 황. 풀러스튜디오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1990년대말 미국 증시를 폭락시킨 ‘롱 텀 캐피털 매니지먼트’ 파산 사태 이후 최대 헤지펀드 파동의 주역인 빌 황(한국명 황성국·58)은 월가뿐만 아니라 한국 투자업계에서도 익숙한 인물이다. 월가에서 아시아 출신으로서는 최대 큰 손이었고, 한국에서는 1990년대말 이후 몰아친 소액주주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그는 월가에서 유명한 ‘타이거 컵스’의 핵심 인물이다. 타이거 컵스는 1980~90년대 월가의 전설적인 헤지펀드 ‘타이거 매니지먼트’를 창업한 줄리언 로버트슨의 휘하에서 일한 펀드매니저들을 일컫는 말이다. 한국에서 고교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카네기 멜론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뒤 현대증권 뉴욕지사에서 일하다 로버트슨에 발탁됐다. 1980년 타이거 매니지먼트를 창업한 로버트슨은 친지의 돈 880만달러로 시작해 20년 뒤 은퇴할 때까지 220억달러까지 불린 전설적인 투자가다. 그의 밑에서 수많은 펀드매니저들이 훈련을 받았다. 이들이 나중에 월가에 헤지펀드를 창업했고, 이들은 ‘타이거 컵스’라고 불렀다. 로버트슨의 수제자 중 하나였던 그는 2001년 로버트슨의 도움으로 ‘타이거 아시아 매니지먼트 엘엘시’를 창업해, 월가의 아시아 전문 최대 헤지펀드의 하나로 성장시켰다. 운용 규모가 50억달러까지 치솟았지만, 2008년부터 난관을 겪기 시작했다. 독일 폭스바겐 자동차 회사 주가 폭등으로 큰 손실을 본 월가 헤지펀드의 하나가 된 것이다. 2012년에는 내부자거래 혐의로 기소돼, 미국 법정에서 6천만달러의 벌금을 내는 합의로 풀려났다. 당시 그는 이 혐의로 홍콩 증시에서도 문제가 되어, 블랙리스트에 오르며 2014년 퇴출됐다. 그 후 그는 ‘가족 사무실(패밀리 오피스)’ 형태의 헤지펀드를 만들어, 월가에 복귀했다. ‘가족 재산’, 즉 개인의 재산을 사적으로 운용하는 헤지펀드 형태 운용으로 미국 금융당국의 규제를 피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그가 가족 사무실 형태로 창업한 ‘아키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규모가 100억달러에 달했다. 빌 황의 아키고스는 그의 ‘큰 손’ 이력에다, 그의 펀드 규모에 매혹된 월가 은행들의 협력으로 성장했다. 월가 은행들은 아키고스의 거래에 거액의 보증이나 대출을 해줘서, 그의 거래 규모가 커졌다. 예를 들어, 아키고스가 1억달러의 투자를 할 경우, 아키고스는 1천만달러만 가지고 나머지 9천만달러는 은행의 보증이나 대출로 채웠다. 투자한 주식이 오르면, 아키고스는 주식을 팔아 은행 빚과 수수료 및 이자를 갚고 자신도 이익을 챙길 수 있으나, 주식값이 하락하면 아키고스는 자신의 원금은 물론이고 빚을 지게 되는 구조다. 이번에 문제가 된 마진콜 사태가 바로 이것이다. 아키고스는 월가 은행들로 빌린 돈을 바탕으로 주식투자를 했다. 이 주식들의 값이 떨어져 아키고스의 원금마저 까먹자, 은행들은 아키고스가 투자한 주식들을 강제로 매도해 자신들이 빌려준 돈을 일부나마 회수하려 했다. 아키고스는 바이어컴시비에스 등 미디어 주에 각종 파생상품 등을 통해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이는 바이어컴의 주식값을 폭등시켰고, 이를 본 다른 투자자들도 가세해 바이어컴의 주가는 올 들어 170%나 올랐다. 아키고스는 올해 초 개인투자자들이 게임스톱 주에 옵션 등을 이용해 투자한 것과 비슷한 방식을 구사했다고 월가 전문가들이 전한다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지난 2월부터 미국의 금리 및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로 증시가 하락했다. 비정상적으로 오른 바이어컴 등 아키고스가 투자한 종목들이 공매도 세력들의 공격 대상이 되면서 지난주부터 크게 하락했다. 지난 주 5거래일 동안 바이어컴 52%, 바이두 20%, 디스커버리 41%가 하락했다. 하지만, 빌 황의 아키고스의 마진콜 사태는 미국 미디어주 폭락으로 촉발된 것이 아니라, 아키고스가 공격적으로 투자한 중국 기술주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중 갈등 이후 중국 하이테크 기업들의 개인 정보 문제를 둘러싼 주가 변동이 이번 사태를 촉발했다는 것이다. 미-중 갈등의 파편을 맞은 것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아키고스가 지난 25일 거래하던 월가 은행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긴급 회의에서 은행들이 아키고스의 보유 주식을 급격히 대량 매도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보도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26일부터 골드만삭스를 시작으로 아키고스 투자 주식들을 강제로 매매해, 손절매에 나섰다. 은행들이 대량 매도한 바이어컴 주식 규모는 300억달러였다. 월가 은행들이 아키고스의 투자에 노출된 규모는 500억달러라고 평가되나,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투자 실패로 인한 손실이고, 아키고스나 관련 은행들이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월가에서는 빌 황의 방만한 투자를 문제삼고 있으나, 월가 은행들의 책임과 그들의 경쟁적인 위험 회피에 대해서는 눈을 감는다는 비판도 거세다. 미국의 금융규제당국인 금융안정감동위원회(FSOC)는 31일 코로나19 위기 동안 헤지펀드 행태에 대해 논의하며, 이번 사태도 다룰 것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빌 황의 ‘타이거 아시아’는 1990년대 말부터 에스케이텔레콤 등을 상대로 한 소액주주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펀드가 소액주주들의 주권을 옹호하는,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운동에 힘을 보탰기 때문이다. 그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자신을 소개해왔다. 부친이 목사이고, 어머니도 멕시코 등지에서 기독교 사역자로 봉사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 미국의 기독교 단체들이 주선한 강연을 통해 “투자는 하나님이 준 사명”이라고 말해왔다. 그는 자선단체를 설립해, 한국뿐 아니라 캄보디아 등 개도국 빈민 등에 거액을 희사한 것으로 한국의 기독교 단체들은 밝히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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