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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왕' 신춘호 빈소···범롯데家·사위 서경배 한자리 모였다 - 중앙일보 - 중앙일보

 
故 신춘호 농심 회장 빈소. [사진 농심]

故 신춘호 농심 회장 빈소. [사진 농심]

 

최태원 SK 회장 등도 빈소 찾아

27일 ‘라면왕’ 고 신춘호 농심 창업주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추적추적 비가 내렸지만, 문상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신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오후 1시쯤 고인의 동생이자 평소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신준호(79) 푸르밀 회장이 분향했다. 그는 빈소를 나갔다가 1시간쯤 뒤 다시 찾았고, 오후 4시가 넘어 무거운 발걸음으로 장례식장을 나갔다. 황각규 전 롯데 지주 부회장도 빈소가 열리기 전부터 장례식장을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윤 삼양사 회장, 고인의 조카(동생 신정숙 씨의 딸)인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도 빈소를 찾았다. 
 
고 신춘호 회장은 부친 신진수 공과 모친 김필순 여사 사이의 5남 5녀 중 삼남이다. 장남은 롯데그룹 창업자인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다. 고인의 조카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근조 화환을 보내 조의를 표했다. 신동빈 회장이 보낸 화환은 빈소 안에 비치됐다. 신동주·신동빈 회장은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조문 여부는) 개인 일정이라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뉴스1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뉴스1

 
고인은 1930년 12월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동면에서 태어났다. 6.25 전쟁 당시 경찰로 군 복무를 마쳤고, 1958년엔 부산 동아대를 졸업했다. 이후 신격호 회장을 도와 제과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라면 사업을 계기로 신격호 회장과 갈라섰다. 이후 1978년 롯데공업이던 사명도 ‘농심’으로 바꿨다. 고인은 지난해 1월 신격호 회장이 세상을 떠났을 때 몸이 불편해 빈소를 찾지 않았다. 그 대신 고인의 아들인 신동원·신동윤 부회장이 신격호 회장의 장례식장을 찾아 문상했다. 롯데가에 따르면 신동원 부회장이나 신동빈 회장 등 사촌들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고인은 1965년 라면 사업 진출 당시 “한국에서의 라면은 간편식인 일본과는 다른 주식이어야 한다”며 “값이 싸면서 우리 입맛에 맞고 영양도 충분한 대용식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스스로 서야 멀리 갈 수 있다. 한국인에게 사랑받는 라면은 우리 손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회사 설립 초기부터 연구개발 부서를 따로 두기도 했다.

 
고인은 특히 1986년 출시한 농심의 역작 ‘신라면’에 깊은 애착을 보였다고 한다. 제품 이름에 고인의 성인 매울 신(辛) 자를 쓰기도 했다. 고인이 “내 성(姓)을 이용해 라면을 팔아보자는 게 아니라, 매우니까 간결하게 ‘매울 신’으로 하자”면서 붙인 이름이다. 제품에 대부분 회사명이 들어가던 시절이었다. 신라면은 1991년부터 국내 라면 시장을 석권해왔다. 해외 시장에서도 ‘한국 라면’으로 이름이 높다. 실제로 지난해 신라면 해외 매출은 약 3억9000만 달러(약 4500억원)로 농심 전체 해외 매출의 40%에 이른다. 지난해 미국 뉴욕타임스는 신라면블랙을 ‘최고의 라면’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1982년 사발면 출시 시식회의 중인 신춘호 회장(가운데)의 모습. [사진 농심]

1982년 사발면 출시 시식회의 중인 신춘호 회장(가운데)의 모습. [사진 농심]

 
고인은 1954년 김낙양 여사와 결혼해 3남 2녀를 뒀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고인의 장남인 신동원(63)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 장녀인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 차남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삼남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막내 신윤경 씨와 사위 서경배(58) 아모레퍼시픽 회장 등이 빈소를 지키고 있다. 발인은 30일 오전 5시.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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