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KDBI)는 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흥컨소시엄(중흥건설)을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함께 입찰 경쟁을 벌인 스카이레이크-DS네트웍스-IPM 컨소시엄은 예비협상대상자가 됐다. 매각 대상은 KDBI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다. 인수 가격은 2조원 초반대로 추정된다. 이대현 KDBI 대표는 "매각대금, 거래의 신속·확실성, 대우건설의 성장과 안정적 경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재계 순위 47위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인수가 차질없이 마무리될 경우 자산총액이 19조540억원으로 늘어나 단숨에 재계 20위권에 오르게 된다. 대우건설은 건설사의 순위를 나타내는 시공능력평가액 6위(8조4132억원)인데, 15위 중흥토건(2조1955억원)과 35위 중흥건설(1조2709억원)을 합하게 되면 총 11조8796억원이 된다. 삼성물산(20조8461억원), 현대건설(12조3953억원)에 이은 3위로 3대 건설사 반열에 오르게 된다.
대우건설은 1999년 그룹 해체 이후 2002년 워크아웃에 돌입했다가 1년 만에 회생했다. 이후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됐다가 3년 만에 다시 매물로 나와 산업은행에 재매각됐다. 2017년에는 산업은행의 공개 매각을 통해 호반건설에 인수될 뻔했으나 불발됐다.
이번에도 매각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KDBI는 지난달 25일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 제안서 접수를 받았고, 중흥건설, DS네트웍스컨소시업 등 2곳이 인수 제안서를 냈다. 업계에 따르면 중흥건설이 인수가로 2조3000억원을,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이 1조8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차이가 워낙 커 중흥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사실상 낙점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중흥건설이 입찰 포기 의사를 밝히며 KDBI측에 인수조건을 바꿔 달라고 요구했고, 중흥건설의 뜻대로 인수가가 낮아졌다. 이에 대해 M&A(인수합병)업계 관계자는 "매도자(KDBI)가 매수희망자의 요구대로 순순히 가격을 낮춰서 다시 파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로 특혜매각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흥건설은 대우건설이 보유한 푸르지오 브랜드의 전국적 인지도와 시공능력을 토대로 전국구 건설사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중흥건설이 시공한 아파트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도 흘러나오고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단지명을 푸르지오로 바꾸면 집값이 뛰는 것 아니냐"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중견 건설사 중흥의 대우건설 인수를 두고 과거 대우건설을 인수했다 되판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같은 '승자의 저주'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업력은 물론, 사업역량과 브랜드 이미지 등에서 두 기업의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반발도 거세다. 대우건설 노조는 "재입찰은 명백한 입찰 방해이자 특정 업체를 밀어주는 배임에 해당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대우건설은 서울 강남권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하이엔드 브랜드인 푸르지오써밋 아파트를 앞세워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만 1조7372억원을 수주해 상반기 실적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흥건설은 서울 정비사업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우건설 내부에선 중흥건설로 매각된 후에도 현재와 같은 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나오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이 확정될 경우 시공을 맡기로 한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계약 해지를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수 후 통합 작업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우건설 임직원들은 1군 건설사에 대한 자부심이 커 그동안 규모가 작은 건설사에서 영입된 임원들조차 대우건설 기업문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마무리한 KDBI는 양해각서(MOU) 체결에 3~4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상세 실사를 진행하고, 가격 조정 절차를 거치는 최종 협상 뒤에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대현 대표는 "향후 매각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해 진짜 주인 찾아주기를 신속히 마무리함으로써 대우건설이 조속하게 경영을 안정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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