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국 반도체 산업 제재 탓
중국 반도체산업 자급률 낮아도 성장 가팔라
전문가 "중국, 해결책 찾으려 한국에 도움 요청할 수도"
사진=로이터
화웨이가 이처럼 4G 스마트폰을 내놓은 것은 미국 정부 제재로 5G 전용 반도체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중국의 반도체 생산을 견제해 왔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도 중국의 반도체 기업을 수출 통제 리스트에 등재하고 중국의 군사 관련 반도체업체에 대한 금융투자도 행정명령으로 금지시켰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전쟁에 한국은 고도의 외교적 전략을 구사해야할 시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보동맹인 미국의 눈치를 살피는 동시에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의 소비 시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조만간 중국이 한국에 반도체 기술 관련 협력을 요청하거나 아예 한국 반도체 관련 기업을 인수합병(M&A)하려 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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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반도제 차급률을 올리기 위해선 EUV 장비가 필요하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디스플레이 패널 등의 두께가 갈수록 얇아지는 대신 처리해야 할 데이터 양은 많아지면서 미세공정으로 생산된 최첨단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수출 통제로 EUV 장비를 수입할 수 없게 된 중국은 첨단 반도체 생산이 사실상 중단됐다.
미국은 해외 기업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 증설도 막고 있다. 대만 반도체 기업 TSMC는 최근 중국 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 증설에 제동이 걸렸다. 대만 매체 디지타임즈에 따르면 이 또한 미국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투자도 막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12월 미국 하원을 통과한 ‘외국기업 책임법’은 회계나 기업지배구조가 불투명한 해외 기업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법은 사실상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 제한을 목적으로 한다"며 "이 법 때문에 전세계 투자자들은 글로벌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을 제재하는 이유는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세계반도체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시장규모는 2010년 570억 달러에서 2020년 1434억 달러로 지난 10년 동안 급성장했다. 특히 2016년 이후 연평균 12%씩 성장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반도체 연평균 성장률 6%를 두배나 상회했다.
특히 중국은 국가 전체적으로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전방위적인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커촹반'이다. 커촹반은 중국 정부가 기술혁신기업의 자본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2019년 7월 개설한 주식시장이다. 커촹반에는 중국의 1위 반도체 파운드리 공급사인 SMIC가 상장돼 있다. 이 회사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의식한 미국의 압박으로 나스닥에서 자진 상장폐지한 뒤 중국 본토에 다시 상장하며 66억 달러의 자금을 모으기도 했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연구위원은 '미중 갈등과 중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정략 및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자체적인 원천기술 개발 노력과 함께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여 우리나라, 일본, EU 등 기술 선진국과 협력을 시도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반도체 공급망상 핵심 역할을 수행하기보다는 수요 측면에서 세계 최대 시장 역할을 수행 중"이라며 "중국으로서는 현재 자국의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해 자체 기술개발과 함께 국제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2021년 초 중국업체들의 중고 반도체 제조장비 대량 구입으로 인해 중고 반도체 장비 가격 이 전년대비 20% 상승하기도 했다. 특히 중고 노광장치 등 핵심장비는 3배 이상 가격이 급증했다고 보도됐다.
국내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일부 중국 반도체 기업 관계자들이 국내 반도체 장비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를 위해 매물을 알아보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고 전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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