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보다 자산 많은 'SM그룹' 등판…'쌍용차 인수전' 이제부터 시작
LOI 접수 마감…SM, HAAH, 에디슨 등 9개 투자자 참여
9월 말이면 쌍용차 인수전 윤곽 나올 듯
평택공장은 매각, 쌍용차 친환경 공장 짓고 J100 출시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예상을 뒤집고 한국타이어그룹보다 자산 규모가 많은 SM그룹이 '깜짝 등판'하면서 쌍용차가 '조기 매각 레이스'에 청신호를 밝혔다.
30일 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쌍용자동차와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9개 투자자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만팍 판도를 바꿔 놓은 SM그룹과 쌍용차 인수 의지를 밝혀왔던 에디슨모터스, 케이팝모터스, 박석전앤컴퍼니를 비롯해 미국의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가 예정대로 LOI를 최종 접수했다. HAAH오토모티브홀딩스는 사명을 커디널 원 모터스로 변경해 참전한다. 이 밖에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업체인 이엘비앤티와 월드 에너지, 미국 신생 스타트업체에 INDI EV, 하이젠솔루션 외 3개사로 구성된 퓨처모터스 컨소시엄 등도 LOI를 제출했다.
판도 바꾼 'SM그룹'…쌍용차 인수 자금 1조원 당장 가능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HAAH와 에디슨의 2파전이 예상됐던 쌍용차 인수전이 SM그룹 등판으로 요동치고 있다는 점이다. SM은 재계 순위 38위로 자산 규모는 10조원에 달한다. 타이어업계 1위이자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한국타이어, DB그룹, 코오롱보다 재계 순위가 높고, 자산규모가 많다. 'HAAH 해바라기'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쌍용차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호재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특히 자금을 총동원해도 1조원이 넘는 쌍용차 인수 자금 마련에 의문이 들었던 HAAH오토모티브와 에디슨모터스와 달리 SM은 당장 1조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쌍용차 인수에 대해서도 깜짝 등판으로 비유되고 있지만 SM그룹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쌍요차 인수를 검토해 왔다"고 밝혔다. 경영진의 즉흥적 판단이 아니란 뜻이다. 실제 SM은 쌍용차가 2010년 기업회생절차를 밟을 당시에도 인수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88년 설립된 건설사 삼라가 모태인 SM그룹은 그동안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성장했다. 계열사는 대한상선과 대한해운, 경남기업, 동아건설산업 등 해운, 제조, 건설 등 다양한 산업 분야를 망라한다.
쌍용차는 "LOI를 제출한 다수의 회사가 전기차 사업을 확대할 목적으로 인수 의향을 밝히고 있어 회사가 현재 추진하는 친환경차 전환 전략과 부합된다"며 "M&A 가능성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생존 토대 구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쌍용차 '조기 매각 레이스' 이제부터 시작…9월에는 '윤곽'
LOI 접수가 완료됨에 따라 쌍용차 조기 매각 레이스는 이제부터라는 평가다. 단기법정관리로 불리는 'P플랜'에 실패한 쌍용차는 자력으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마지막 남은 수단이 '인가 전 M&A'다. 서울회생법원이 청산과 회생 명령을 내리기 전 M&A를 성공 시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쌍용차는 매각 주간사에 제출된 'LOI 패키지'를 검토한 후 '케미'가 맞는 투자자를 예비실사적격자로 선정한다. 쌍용차 관계자는 "자금동력 능력도 중요하지만 LOI 패키지에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느냐도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8월 말 예비실사적격자의 예비실사를 거쳐 쌍용차는 9월 중 인수제안서를 접수 받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이때쯤이면 M&A 윤곽이 어느정도 나올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 쌍용차는 예상 일정은 추후 매각 주간사 및 법원과의 논의 및 승인 과정에서 변동될 수 있지만 올해안에 M&A를 성공시키겠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 인수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산업은행 등 정부의 금융지원 등도 논의돼야 하기 때문에 이해당사자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시기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쌍용차의 금융지원을 위해 정부와 금융당국 등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M&A와 함께 '친환경 공장' 탈바꿈…평택부지 매각-J100
쌍용차도 때를 맞춰 연일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평택공장 이전 계획은 지자체와 정치권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4~5년안에 이뤄질 중단기 계획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환심을 끌 만하다는 평가다.
쌍용차는 평택공장 이전을 위해 민주당과 평택시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팀을 최근 발족했다. 현재 쌍용차의 평택공장 부지는 개발호제까지 더해져 1조5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쌍용차가 유동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기회가 되는 셈이다. 부지가 매각되면 쌍용차는 평택시 외곽에 친환경차 전용 공장을 짓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계획이다.
쌍용차는 "자동차 연구개발 및 생산 공장으로서의 입지적인 조건, 물류, 임직원의 편의성 및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계기관과 협의한 후 신공장 부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출시될 신차 J100(프로젝트명)과 KR10도 쌍용차의 주가를 끌어 올리기에 충분하다. 무쏘 후속으로 알려진 J100은 현재 테스트카가 목격될 정도로 쌍용차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출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하반기 유럽에 수출되는 브랜드 첫번째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도 꾸준한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전세계 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차량용 반도체만 충분히 확보된다면 올해 목표했던 수출대수는 충분히 채울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다. 쌍용차는 국내 출시를 위해서도 본격적인 검토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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